주차타워 단상(斷想)
영암일보 yailbo@daum.net
2021년 08월 05일(목) 11:39
발행인 김백호
영암일보 대표이사/법학박사

삶의 지혜로 우리 선조와 현인들에게 자주 회자 되는 말 중에 ‘오얏나무 아래서는 갓끈을 고쳐매지 말고, 오이밭에서는 신발 끈을 매지 말라’라는 말이 있다.

괜히 오해받을 만한 일을 하지 말라는 경계의 교훈인데 요즘 정치권에서 ‘내로남불’이라는 말이 심심치 않게 들려 온다. 이것으로 보아 우리나라 정치인들이 국민들 눈치보지 않고 대놓고 하고 싶은대로 하고 있다는 반증이 아닐까 생각된다.

지난주 지역사회는 영암군이  150억원을 들여 삼호읍 현대삼호중공업 북문 임시주차장에 공영주차타운을 건립한다는 소식에 술렁였다.

현대삼호중공업은 세계 4위 조선해양기업으로 영암의 자랑거리 중에 하나다. 그런데 그런 세계적인 기업에 예산 여유가 충분하지 않은 영암군이 주차타워를 건립해 준다니 고개가 갸우뚱해진 것이다.

현대삼호중공업측의 기부채납과 관련해서 영암군의회 정의당 소속 김기천 의원은 경제건설위 심의에서 “기업이 사회공헌 차원에서 부지를 기부채납 하겠다는데, 실상은 자신들이 확보해야 할 주차장을 영암군이 지으라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예결특위 심의에서도 “공영주차장 건립에 소요되는 150억원 상당에 대해 영암 지역사회 공헌방안을 내놓으라고 해야 한다. 이런 기업 처음본다. 씨름단을 떠넘겼고, 한마음회관 운영도 떠넘겼으며, 동아리방에 주차장까지…기업 입장에서 ‘꿩 먹고 알 먹고’, ‘꿩 삶으면 솥단지까지 갖겠다’는 심보 아니냐. 그래서 입지 선정부터 건립 방식에 이르기까지 전면 재검토하는 것이 답”이라고 질타했다.

이에 군 관계자는 “지역 주민들로부터 주차 공간 조성 의견이 제기돼 삼호읍사무소 서부출장소를 통해 주민 의견을 수렴했다”며 “추가경정예산을 확보하면서 주차타워 건립 논의가 공식적으로 시작됐고 현대중공업이 기부채납 의사를 밝혔기 때문에 해당 부지를 선정해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답변했다.

정의당 소속 김기천의원의 발언에 공감 하면서 살피건데,

그간 세계적 기업인 현대삼호중공업의 이러한 행태들이 사실이라면 영암군민을 우습게 보는 처사이다.

그리고 현대삼호중공업이 현재까지 임시 주차장으로 사용중인 부지를 영암군에 기부채납하고, 영암군이 150여억원을 투자하여 군민과 무관한 주차타워를 건립한다면 이는 영암군이 충분히 오해 살만한 일을 사서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50여억원이면 영암군민 1인당 30만원에 가까운 금액이다. 

전동평 영암군수는 지역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격고 있는 군민과 중소 상공인을 위해 어려운 재정 여건 속에서도 전액 군비로 2020년 추석 때와 2021년 설날을 전후해 전남 최초로 모든 군민에게 각 10만원씩 두 차례에 걸쳐 110억원, 소상공인 3천300개소에 긴급대책비(개소당 100만원) 33억원, 택시종사자 106명과 7세 미만 아동 2천350여명을 위해 6억원 등 총 149억원을 군민의 안정적인 생활을 위해 지원했다’고 말한 바있다.

그런데 영암군수 발언 중 “어려운 재정 여건에도 불구하고 2년에 걸쳐 총 149억원을 군민들에게 무상지원 했다”고 했는데, 세계적인 기업인 현대삼호중공업에 지역 주민들의 편의와는 별 상관이 없어 보이는 일에 이와 맞먹는 150억원을 쏟아 붓는다고 한다.

영암군과 영암군의회는 어안이 벙벙할 납세자이자 주권자인 군민에게 주차타워 건립과 관련한 민원내용 및 추진 배경과 심의ㆍ의결 과정에 대하여 반드시 적극적인 해명이 있어야 한다.

또한 영암군은 현 군수의 가족회사가 현대삼호중공업과 하청관계에 있는 중소기업을 운영해 오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군민의 알권리 차원에서 이해충돌방지법 저촉 사항 여부를 군민에게 확인시킬 의무가 있다.

‘내로남불’해서도 안되겠지만 괜실히 갓끈과 신발끈을 고쳐매는 일도 해서는 안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영암군민의 대의기관인 영암군 의회에 묻는다.

이러한 현실하에 주차타워 용역비를 승인 했는데,

현재 기업이 사용중인 주차장 부지를 기부채납 받아 군민의 혈세로 주차타워 건립을 승인해 줘도 군민을 위한 주차타워가 되는지, 군민의 권한을 위임받은 군의원들이 군민의 입장에서면밀히 살펴서 심의하고 의결한 결과로 보면 되는지를 군민에게 답해야 한다.

또한 주차타워 건립의 단초인 삼호읍사무소 서부출장소의 주민의견 수렴 사실확인과 타당성 여부의 근거를 철저히 조사하여 주길 군민의 이름으로 강력히 촉구한다.

세계적인 기업인 현대삼호중공업에 고언한다.

코로나19로 지역경제가 피폐해져 소상공인을 포함한 자영업에 종사하는 분들이 삶의 좌표를 잃었고, 폭염, 폭우, 서리냉해, 병충해로 떫은감과 무화과와 한우 등 영암군의 대표적 4대 브랜드인 농축산물이 큰 피해를 입어 생활터전이 흔들리고 삶의 의욕 상실로 시름이 깊고 아픔이 크다.

작금의 지역경제와 농축산인들 상심을 깊이 혜량하고 고민해 주길 간곡히 당부한다.

단순한 경제 논리로 내 땅을 줄테니 군비들여 주차장 만들어서 편의를 보고자 한다면 세계 4대 기업이 취하는 좋은 모습이 아니다.

코로나19로 힘든 지역사회와 군민에게 이런 부담까지 지우면 세계일류기업이라는 이름값에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설령, 현대삼호중공업이 임시 주차장으로 사용중인 땅을 영암군에 기부채납하고, 군이 150여억원의 피같은 군민 세금으로 주차타워를 건립해 준다 하더래도 기업은 이에 신중해야 한다.

왜냐하면 현재 북문 임시주차장은 사실상 현대삼호중공업 근로자들의 차량으로 꽉 차 있고, 여기에 주차하지 못한 차량들이 길거리에 불법 주정차 하고 있는 현 실정을 감안하면 이 주차타워가 현대삼호중공업 전용이 아니라고 누가 말할 수 있겠는가.

따라서 현대삼호중공업이 이러한 현실인식에 기초하여 자부담으로 주차시설을 건립하면 군민들은 이러한 세계기업,지역사회와 같이 숨쉬는 사회적 기업에 갈채를 보낼 것이다.

영암군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는현대삼호중공업은 대승적 차원에서 세계적 기업답게 손익의 계산을 물리고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한 나눔과 배려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길 바라며,

늘 그랬듯이 지역사회와 함께 어려움을 나누고 미래 가치를 추구하는 현대삼호중공업이 되어 주길 영암군민과 함께 다시 한번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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