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법’보다 중요한 것은 ‘상식’과 ‘소통’이다 목포시 자원회수처리시설(소각장) 건설추진 논란에 대해 영암일보 yailbo@daum.net

2021년 02월 09일(화) 11:28

목포환경운동연합 임경숙 사무국장

최근 목포시의 자원회수시설(소각장) 건설을 놓고 논란이 뜨겁다. 목포시는 현재의 위생매립장이 98%가 찬 상태에서 시급히 소각장을 건설해야 한다며 일을 신속하게 진행해오고 인 데 반해, 절차의 문제와 소각방식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1. 절차에 대하여

지난 목포시의회 시정질문 등에서 나온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민간투자법’에 근거해 목포시 운영조례로 심의위원회를 구성 운영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목포시는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민간투자법’에 따라 민간투자사업심의위원회를 거쳤고 한국개발연구원 부설 공공투자관리센터로부터 사업의 검토, 사업 타당성 분석, 사업계획의 평가 등 적격성 여부 검토받았기 때문에 중대한 법적 하자는 없다고 맞서고 있다.

현재 목포시의 주장대로 목포시 운영조례로 구성된 심의위원회의 심사를 생략해도 중대한 법적 결함이 없을 수 있다.

그러나 사업의 적법성 여부보다 더 중요한 것은 ‘목포시 심의위원회가 갖는 의미와 상징성, 다시 말해 시민들의 충분한 의견수렴과 동의 여부이다.

폐기물 매립장이건 소각장이건 오염, 특히 소각장의 경우 다이옥신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를 수반하기 때문에 주민과의 충분한 논의와 의견수렴이 있어야 한다는 것은 ‘상식’에 속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목포시는 사업을 지나치게 신속히 진행함으로써 반드시 선행되어야 할 시민과의 소통을 생략했다는 점에서 출발부터 큰 문제를 안고 있었던 셈이다.

이는 법적인 절차 문제보다 더 중요한 시민동의 절차를 간과한 것으로 현재의 소각장 논란을 자초한 측면이 있다.

목포시는 환경영향평가 과정에 공청회 개최 등을 통해 시민의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하지만 이미 정해진 사업의 테두리 안에서 의견수렴은 일정한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시민들의 불만과 근심이 커지고 있음은 당연하다 하겠다.

2. 소각(방식)시설에 대하여

현재 가장 큰 논란거리 중 하나는 소각(방식)시설에 관한 것이다.

전국적으로 크게 스토커방식, 유동상방식, 열분해용융방식이 이용되고 있는데, 목포시가 민간사업자의 제안을 받아들여 스토커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는데 대해 일각에서는 이 방식이 다이옥신이 가장 많이 배출된다며 사업을 원점으로 돌려놓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세 가지 소각(방식)시설에 대해 이런저런 장, 단점이 거론되고 있지만, 이 중 한 가지 방식이 절대적인 선이라고 말할 수 없다.

소각은 쓰레기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기에 그동안 환경단체들은 일관되게 소각장 설치를 반대해왔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매립장의 포화상태로 인해 이제는 소각방식을 도입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이른 현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소각시설의 가장 큰 문제인 다이옥신 배출을 근원적으로 차단하는 방법을 강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는 것이다.

이에 목포시는 다이옥신 배출을 근원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고 그 대책을 마련하여 시민을 안심시켜야 한다.

첫째, 태우는 양을 최소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분리수거·선별 등에 대한 방안

둘째, 젖은 쓰레기, 특히 음식물쓰레기의 물기를 최대한 제거하기 위한 방안

셋째, 최종배출구에서 다이옥신을 포함한 대기오염물질의 배출량을 감시·통제하기 위한 방안

넷째, 소각장 운영과 관련하여 지역주민과 시민·환경단체들의 참여를 보장하여 민관이 공동으로 시설을 점검하고 정보를 접할 수 있도록 하는 소각장 운영 방안 등을 마련하여 제시함으로써 시민들의 동의와 신뢰를 얻어야 할 것이다.

3. 직·간접영향권에 대하여

「폐기물처리시설설치촉진 및 주변지역지원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르면 환경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간접영향권의 범위’는 소각시설의 부지 경계선으로부터 300ｍ 이내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목포시가 추진 중인 소각시설에 대해 간접영향권이나마 권리를 행사할 주민이 거의 없다고 하여 ‘법’의 잣대만을 내세워 300m밖에 떨어진 주민들의 의견을 외면하거나 무시하려 해서는 안 된다.

「폐기물처리시설설치촉진 및 주변지역지원 등에 관한 법률」 제17조 (주변영향지역의 결정·고시) 3-2. 간접영향권은 특히 필요하다고 인정될 때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범위 밖의 지역도 포함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실제로 광주광역시는 상무소각장을 운영하면서 주민과 끊임없는 대화와 소통을 통해 소각장으로부터 1.3㎞ 범위 안까지 간접영향권으로 포함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목포시 역시 인근 아파트 단지 등 밀집 지역이 있는 만큼 주민과의 충분한 대화와 협의를 통하여 간접영향권을 확대 시행하여 주민에 대한 지원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4. 감정적인 행위를 자제하고 최선의 해결책을 찾아야

앞서 지적한 바대로 현재 소각장과 관련된 논란은 법적인 절차 문제보다 더 중요한 시민동의 절차를 간과하면서 목포시가 자초한 측면이 있다.

누구도 자기 집 주변에 소각장이 들어서는 것을 달가워할 사람은 없다.

이 때문에 시민들이 소각장 건설과정 절차와 소각방식에 관해 관심을 두는 것은 당연하며, 맹독성 발암물질인 다이옥신에 대해 극도의 예민한 반응을 보이며 행동하는 것 또한 당연한 권리이다.

문제 제기하는 과정에서 설령 과도한 측면이 있었다 하더라도 고소 고발까지 가면 문제 해결을 더욱 꼬이게 할 뿐이다.

서로 감정적 대응은 자제하면서 목포시, 의회, 전문가, 시민단체, 시민들이 충분한 토론과 정보공유 등을 통해 문제 해결을 위한 함께 노력해야 한다.

2월 4일 “목포시 소각장 문제 어떻게 풀어야 하나”를 주제로 열리는 목포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 주최 토론회는, 당장에 해결점을 찾지는 못한다고 하더라도 그 의의가 크다.


5. 무엇보다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이번 소각장 논란이 단지 소각장 문제에만 머무르지 않고 우리 지역 쓰레기 문제 해결의 전환점이 되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쓰레기의 성상만큼이나 복잡한 쓰레기 문제 해결은 목포시의 의지와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가능한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환경을 먼저 생각하고 실천하는 시민들이 앞장서야 할 일이기도 하다.

앞으로 제2의 소각장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생활 쓰레기 발생을 줄이고 재활용률을 높이는 분리배출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지금부터라도 관심을 가지고 방법을 모색하고 널리 알려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