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인재전형’ 없는 한국에너지공대 “우리는 지방대 아니다”

광주전남소식
‘지역인재전형’ 없는 한국에너지공대 “우리는 지방대 아니다”
전남도지사·교육감 등 잇단 요구에도 입시요강에 반영 안 해
첫 신입생 110명 선발 예정…대학 측 “다른 형태로 지역 공헌”
  • 입력 : 2021. 06.01(화) 22:34
  • 선호성 기자

내년 개교하는 전남 나주의 한국에너지공대가 지역 학생을 따로 뽑는 ‘지역인재전형’을 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전남지역에서 잇따라 “지역 인재를 선발해달라”는 요구가 나오고 있지만 한국에너지공대는 이를 입시요강에 반영하지 않았다.

26일 한국에너지공대가 교육부와 산업통상자원부의 승인을 받아 확정 발표한 입시요강에는 ‘지역인재전형’이 결국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지역인재전형은 지방대학들이 소재지 고교 졸업생들을 따로 선발하는 제도다. ‘지방대학 및 지역균형인재 육성에 관한 법률’은 수도권이 아닌 지역에 소재하는 대학은 특별전형으로 해당 지역 고등학교를 졸업한 사람을 선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국전력과 정부가 함께 설립한 한국에너지공대는 한전 본사가 있는 전남 나주 혁신도시에 내년 3월 개교한다. 이 대학은 세계 일류의 에너지대학을 표방하고 있다. 에너지특화 융·복합 인재를 양성하는 한국에너지공대는 첫 신입생으로 학부생 110명을 선발한다.

수시에선 학생부종합(일반전형)으로 90명을 선발하며 정시에선 수능우수자전형으로 10명을 뽑는다. 저소득층과 농어촌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고른기회전형’을 통해 정원외로 10명을 선발한다.

하지만 전남지역에서는 한국에너지공대가 나주에 들어서는 만큼 지역인재전형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장석웅 전남도교육감은 지난 24일 윤의준 한국에너지공대 총장을 만나 지역 우수 인재의 외부 유출을 막기 위한 ‘지역인재전형 선발’을 요청했다.

장 교육감은 “지역사회의 관심도와 투자에 비해 지역 학생 유치에 대한 한국에너지공대의 구체적 안이 마련되지 않아 아쉽다”며 “지역 우수 인재의 외부 유출을 막아 함께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장 교육감은 “세계적인 에너지 특화대학 육성이라는 대학의 목표도 중요하지만,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고 지역의 우수한 인재들에게 좋은 진학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면서 “당장은 어렵더라도 지역인재전형을 전향적으로 검토해달라”고 말했다.

앞서 김영록 전남도지사도 최근 윤 총장에게 비슷한 요구를 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 윤 총장을 만나 “한국에너지공대는 나주만이 아니라 전남 전체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대학으로 광주·전남 학생들이 마음껏 공부하고 꿈을 펼치는 기회의 장”이라며 “지역 우수 학생이 대학에 입학하도록 대학 측에서 적극 협조해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한편 한국에너지공대는 지역인재전형 도입을 검토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특히 한국에너지공대 관계자는 “우리 대학은 세계적인 대학을 지향하고 있으며 지방대학이 아니다”라면서 “입시요강에 지역인재전형은 포함돼 있지 않으며 이런 학교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전남도와 나주시 등이 대학 운영비 등을 지원해 주지만 한국에너지공대는 (지역인재 선발이 아닌) 다른 형태로 지역에 공헌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면서 “전남지역 주민들도 잘 이해해줄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선호성 기자 yailbo@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