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뿌리 민주주의는 잘 정착될 수 있을까?

칼럼
풀뿌리 민주주의는 잘 정착될 수 있을까?
  • 입력 : 2021. 06.17(목) 11:06
  • 영암일보
류재민 주필

얼마 전 필자는 본 지면을 통해 지방자치에 대한 바람과 소회(素懷)를 밝힌 적이 있다. 그럼에도 자꾸 의구심이 든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긴 하지만 사회구성원의 한 사람으로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지방자치가 미래의 국가 발전의 초석으로 자리매김을 할 수 있을지를 의심하게 된다. 특히나 기초자치단체에 대한 국민의 시각이 그다지 곱지 않음을 보고 그 이유를 살펴보았다. 물론 그동안 많은 노력과 학습을 통해서 지역사회와 풀뿌리 민주주의발전에 상당한 기여를 해온 공에 대하여 충분한 공감을 하고 있다. 문제점들을 지적하면 일부 수준 미달인 개인들의 행태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항변을 하리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많은 지역민이 기초단체 의회나 단체장의 무용론에 대하여 생각보다 공감도가 크다는 것이다. 선진국의 지방자치의 역사에 비해 우리는 그 과정이 일천(一喘)하기 때문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벌써 30년을 넘어서고 있다. 강산(江山)이 세 번이나 바뀐 세월이라고 보면 그렇게만 볼 수는 없는 것이다. 세상은 엄청나게 빠른 속도전을 거듭하고 변화의 속도는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지금도 발전의 과정이라고 자위하는 것은 상당 부분 잘못되어 있다고 본다.

그렇다면 큰 기대와 함께 출범했던 “풀뿌리 민주주의”라는 숭고한 가치가 세월을 더하면서 국민의 공감으로부터 멀어져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방자치가 도입될 때 우리 모두는 분명하게 기억하고 있다. 지역사회와 국가발전을 위해 그 직은 명예직으로 하며 어떤 금전적 수혜도 받지 않을 것이라 했다. 다만 회의에 참석을 해야 하니 일정 수준의 거마비 정도를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었다. 지방자치 선진국인 덴마크 같은 국가는 의원들이 본업을 갖고 있기 때문에 회의는 주로 야간이나 주말에 열린다고 한다. 물론 우리처럼 기간마다 지급하는 세비 제도는 없다고 한다.

그런데 지금 우리 상황은 어떤가? 다는 아니지만 상당수 기초의회 참여자가 마치 직업처럼 의원 활동을 하고 있다. 또한 지자체 별로 재정 상태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수천만 원의 연봉을 받고 있다. 자치단체의 예산 집행은 정말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잘 운영되고 있을까? 집행부의 견제를 통해 올바른 정책을 펼치고 있는지의 여부와 재정의 효율성 제고를 위한 감시 및 감사 활동을 한다고 한다. 하지만 자치단체 활동에 대한 홍보물이 나올 때 보면 모든 지역에 지원된 예산이 다 그 지역의 의원의 노력이라고 되어있다. 심지어 제한된 예산을 쪼개다 보니 불요불급하거나 예산 집행 시 순위에서 우선해서 예산을 집행이 되어야 함에도 지역별로 나누다 보니 그렇지를 못하고 절름발이식으로 전락되는 경우가 많게 된다.

내년 6월1일 이면 민선 8기 지방자치 선거가 있게 된다. 그런데 요즘 들리는 얘기가 지역사회를 위한 긍지와 역량을 잘 갖춘 인재들은 지자체 선거에 나오지를 않을 거라고 한다. 거기 가봐야 좋은 평가를 받기는커녕 흙탕물 뒤집어쓰고 이전투구나 하게 될 집단에 갈 이유가 없다고 한다는 것이다.

다만 지면을 빌어 그야말로 혼신의 다해 지역사회 발전에 힘쓰시는 분들께는 심심(甚深)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아낌없는 격려를 드린다. 앞으로 풀뿌리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하겠다고 참여하고 있는 분이나 참여를 준비하는 분들께 “간곡하게 부탁과 함께 묻고 싶다.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보시라 과연 당신은 권력을 탐하지 않고 사욕을 탐하지 않고 정말 지역사회와 국가발전을 위해 헌신할 자신이 있는지 그리고 초심을 잃지 않고 바른 길을 가겠다고 다짐을 하고 실천을 할 수 있는지를...”

특히나 여러 어려운 상황에도 해외 선진 연수라는 명분으로 적지 않은 예산을 들이고도 정말 제대로 된 보고서를 얼마나 잘 제출들을 하셨는지. 과연 선진지를 가는데 제대로 된 시스템이 구축되어 운영이 잘 된 지역이나 국가를 가 보셨는지, 다만 잘 짜여진 계획에 따라 해외에 나간다면 짬짬이 관광 일정도 당연히 포함되어야 한다. 나름 많은 수고와 노력을 통해 국가 발전 발전과 지역사회를 위해 끊임없는 봉사를 실천하고 계신 분들께는 아낌없는 격려와 갈채를 보낸다.

단체장을 하고 있거나 차기에 참여를 위해 준비하고 있는 분들 또한 꼭 염두에 둬야 할 사안이 있다. 그동안 많은 단체장이 성공적인 정책개발과 실행을 통해 지역사회는 물론 국가발전에 크게 기여를 해 온 공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양(陽)의 이면에 음(陰)이 있듯이 그동안 수많은 단체장이 임기 중이나 임기를 마친 후에 각종 부정과 결탁한 사안에 연루되어 영어의 몸이 되어 그토록 하고자 했던 정치 현장에서 도태되고 말았지 않은가. 여러 가지 바램과 제언을 하고 싶지만 두 가지만 당부를 드린다.

하나는 풀뿌리 민주주의의 가장 초석이 되는 자치단체장을 꿈꾸고 있다면 지금부터라도 그동안 가장 성공적인 성과를 보이는 자치단체를 찾아 철저하게 분석하여 자신이 소속될 지역에 어떠한 형태로 접목을 시켜서 지역 실정에 맞는 정책을 개발하고 실행할 것인가를 학습해 보시라는 것이다. 즉 준비된 인재로서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 역량을 키우라는 말씀이다.

다른 하나는 어떤 경우라도 자신의 행정구역에 소속된 공무원의 엄정중립을 담보하라는 것이다. 의회든 단체장이든 그 지역의 정책 집행은 해당 자치단체의 소속 공무원 몫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그런데 지금까지 많은 단체장이 현직 프리미엄을 무기로 소속 단체 공무원들을 동원하고 줄 세우기를 하여 선거를 치르고 자신의 캠프에 비협조적이거나 타 후보를 지원한 경우에 자기가 당선이 되면 임기 내내 완전히 변방을 떠돌게 하는 보복성 인사를 하여 조직의 협동성을 깨뜨리고 조직 구성원들 간에 이전투구를 일삼게 하는 결과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공무원의 선거에 대한 중립의 담보는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그래야 내부적으로 줄서기가 없어지고 유능한 사람이 능력을 인정받고 소신껏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다.

1년 후의 선거를 앞두고 모든 국민이 밝은 눈으로 지켜보고 있음을 상기시키고 “풀뿌리 민주주의”가 제대로 정착되어야 미래가 있는 정치(政治) 체제가 건전하게 발전되어 갈 수 있으리라는 일념으로 제언을 해본다.



류재민 주필

[주요 약력]
한국지역산업학회 이사(현)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자문교수 역임
동강대학교 총장 역임
광주매일신문 독자권익위원 역임
(사)한국시민기자협회 이사장(현)
미래경영교육연구소 대표(현)

영암일보 yailbo@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