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대학교, 허가 면적 10배 ‘불법 점용’, 그걸 또 편드는 영암군

사회
A대학교, 허가 면적 10배 ‘불법 점용’, 그걸 또 편드는 영암군
A대학교 불법 운영 실태 ①
허가는 9,992㎡ 받고, 불법 점용은 약 11만㎡
영암군, ‘불법 점용해도 펜스는 선이라서 설치 가능’…‘황당’
  • 입력 : 2022. 01.19(수) 16:47
  • 유우현 기자
A 대학교 비행교육원의 허가받은 점용 면적과 불법으로 점용하고 있는 면적의 위성 사진. 노란 점선 안의 면적이 불법 점용 면적이고 파란색 선의 면적이 허가 면적.
해도 해도 너무 한다. ‘A대학교 비행교육원’과 ‘영암군’ 얘기다. 대학 측은 불법과 꼼수 사이를 오가고 영암군은 황당한 논리로 감싸주는 모양새다. 고통받는 것은 영암군민이다.

사건이 장황하고 무게감도 남다른바, 영암일보는 이 사건을 시리즈로 기획했다. 이번 편에서는 A대학교의 ‘하천 불법 점용’ 관련해서 살펴본다.

경북 구미에 소재한 A대학교는 항공인력 양성을 위해 영암군에서 비행교육원을 운영 중이다. 당시 영암군의 지역경제 활성화와 인구 유입 등의 이유를 내세웠다.

교육원이 들어선 곳은 영암읍 송평리 1288번지의 ‘하천’이다. 통상 하천 부지를 이용하기 위해선 ‘하천 점용 허가’를 받아야 한다. A대학교 역시 지난 2017년 4월 5일 ‘경량항공기 이착륙장 조성’이란 명목으로 9,700㎡ 면적을 허가받았다. 이후 2018년 10월 24일. 9,992㎡로 추가적인 변경 허가가 있었다.

▶허가는 9,992㎡, 실제론 111,865㎡ 불법 점용
문제는 현재의 점용 면적이다. 현시점 비행교육원의 점용 면적은 9,992㎡를 아득히 뛰어넘는 무려 ‘11만㎡’(111,865㎡)다.

위 사진은 영암일보 의뢰로 토목전문가가 직접 계산한 면적이다. 오차를 감안해도 9,992㎡를 훌쩍 상회한다. 허가받은 부분을 제외하면 A대학교 측은 약 10만여㎡를 무단 점용하고 있는 셈이다. 점유 면적에 따른 추가적인 변경 허가도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A대학교는 활주로 좌, 우 폭 25m 길이 800m 끝에 펜스를 설치하고, 영암천과 맞닿은 부분엔 모 단체와 업무협약까지 체결했다. 지난해 11월 30일 체결한 협약 내용에는 ‘이착륙장 경관조성 및 스마트농업 개발’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불법 점용한 면적으로 업무협약을 맺은 것이다. 실제로 해당 단체는 ‘주변경관 조성’이라는 명목으로 풀씨를 살포하여 경작을 하였다. 하천을 불법점유할 경우 농작물 경작 등의 일체 행위는 금지돼있다. 또한 대학교 측은 표지판까지 설치했다. 접근금지를 들먹이며 법적인 조치를 명시했다.

▶점용료는 ‘허가받은’ 만큼만
A대학교는 하천 점용료 역시 9,992㎡ 만큼만 지불하고 있다. A대학교의 하천 점용료는 (인근 토지가격 9,350원)*점용면적*0.03(공작물의 설치)에 따른 2,802,860원이다. 불법 점용하고 있는 면적이 허가 면적의 약 10배임을 감안하면, 실제 지불해야하는 점용료는 이보다 훨씬 비싸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다만, 농작물 경작이 이뤄진 불법 점용 면적의 점용료는 138,000원으로 그나마 저렴한 수준이다.

‘환경영향평가’를 피하기 위한 A대학교의 꼼수라는 분석도 나온다.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상 용도지역(농림,생산,자연환경 보전지역, 수산자원 보호구역)으로 40,000여㎡를 점유 사용하려면 ‘일반 환경영향평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이를 피하기 위해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대상사업장 규모(10,000㎡ 이하)’로 허가를 신청했다는 주장이다.

A 대학교 측이 불법 점용지에 설치한 펜스의 경고문. 영암군은 이를 두고 '펜스는 선이라서 불법 점용지에 설치해도 괜찮다'고 변호했다.

▶‘불법’ 편드는 영암군, 지나치고, 황당하다
이번 사건을 두고 영암군에 대한 비난이 거센 것은 당연지사다. 대학 측의 불범점유 사실을 몰랐다면 관리 감독 소홀이고, 알고 있었다면 불법행위를 묵인한 직무유기이기 때문이다.

지역여론은 ‘영암군이 알고 있으면서도 봐줬다’는 것에 무게 중심이 쏠린다. 불법 점용지의 구조물(펜스 등) 설치 시기가 그 이유다. 해당 구조물들은 첫 번째 허가 후 설치됐다. 이후의 변경 허가 시에 영암군은 불법 점유 사실을 몰랐을 리 없다. 현장 확인 없이 변경 허가를 해줬다면 그것은 그것대로 문제 많은 행정인 셈.

이에 영암군은 “공항시설법에 따라 안전 펜스를 설치했다”는 입장이다. 펜스를 활주로에 바짝 붙여 설치할 수 없으니 어느 정도의 이격 거리를 뒀다는 것. ‘그렇더라도 불법 점용지에 펜스를 설치하는 것은 불법 아니냐’는 기자 질문에 영암군은 “펜스는 ‘선’이라서 불법이 아니다”라는 다소 황당한 주장도 펼쳤다. 선 형태의 구조물이라면 법보다 위에 있다는 논리다. 심지어 해당 면적에 설치된 구조물이 펜스만 있는 것도 아니었다.

이 사건의 본질은 ‘허가받지 않은’ 불법 점용 면적에 펜스 등의 구조물을 설치한 것이다. 영암군의 논리라면 이 세상 모든 활주로 옆 펜스는 불법 점용 면적에 설치해도 적법하고, 이 세상 모든 선으로 된 구조물은 하천에 허가 없이 설치해도 문제없다는 얘기가 된다. 애초에 A 대학교는 펜스를 설치할 공간까지 고려하여 하천 점용 허가를 받아야 했다. 그것이 상식이다.

또한 영암군은 “농작물 경작은 ‘농업경영인 영암읍협의회’에서 라이그라스 식재구역을 무단 점용한 것이므로, 공문을 보내 원상복구 통지 및 미이행시 변상금 부과 등을 조치할 계획”이라며 “A대학교 측에도 점용한 면적만큼 추가적인 허가 과정을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A대학교 측은 입장을 묻는 본지 요청에 별다른 답변을 보내지 않았다.

다음 편에선 A대학교의 ‘항공기 운용 실태’에 대해 알아본다.
유우현 기자 yailbo@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