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적, 선제타격 그리고 사드 배치로 연결되는 기승전결

칼럼
주적, 선제타격 그리고 사드 배치로 연결되는 기승전결
‘관군에서 의병으로’ 시평
  • 입력 : 2022. 02.23(수) 17:02
  • 영암일보
이병록
덕파통일안보연구소장
콜린퍼스는 우리나라에서도 상영했던 영화 ‘킹스 스피치’ 주인공이다. 진보주의자와 보수주의자의 뇌과학적인 차이에 대해서 연구를 의뢰했다. 실험자중 보수적 성향에서는 우측 편도체 회색질 부피가 증가했고, 진보적 성향에서는 전측 대상피질 회색질 부피가 증가했다. 편도체는 두려움이나 공포를 느끼는 부위이다. 오랜 진화를 통해서 포식자에 대한 두려움이 있어야 살아남는다.

익숙한 길과 새로운 길
인간은 군집생활을 하면서 공포의 대상이 외부 낮선 사람에 있다. 외부 사람은 자기 집단에 전염병 등 해를 끼칠 수 있다. 집단 내 질서를 존중하고 권위에 순종한다. 이를 정치에 반영하면 보수적인 성향을 지닌 사람들이 공포에 대한 생리적 민감도가 높다. 편 가르기와 반 이민정책, 성소수자 문제 등을 이해할 수 있다.

선거철에 종종 북풍 혹은 공안정국 등 위협을 내세워 공포에 예민한 사람들을 결집시킨다. 안보문제는 진보주의자마저 동조하거나 침묵하기 때문에 선거 때마다 꽃놀이 패다. 진보주의적 정치성향을 지닌 사람은 지적 호기심이나 약자에 대한 배려심이 높다.

보수는 계속 다니던 익숙한 길만 다니고, 새로운 길은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인간이 적자생존에서 승리했지만, 지금은 10년에 강산이 변하는 시절이 아니고 시시각각 변하는 시대이다. 익숙함에서 벗어나 계속 혁신하고 개혁해서 진보해야 한다. 그런데 야당은 멸공, 선제공격, 주적에 이어서 사드 배치 문제 등 해묵은 주제만 끄집어낸다.

사드는 군인들이 결정할 군사적인 무기체계이지만, 복합적으로 고려하는 무기체계이다. 정치와 외교,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나 중국 눈치를 봐서가 아니다. 만일에 사드가 없어서 적의 공격에 속수무책이라면 배치해야 한다. 1조 5천억 원의 열배, 백배가 들더라고 사거나 빌려와야 한다. 사드가 득보다 실이 많거나, 다른 대안이 있다면 긁어서 부스럼 만들 필요가 없다.

사드와 이지스체계는 지상과 해상 기반 탄도미사일 방어체계이다. 탄도미사일은 대기권 밖까지 고각도의 포물선을 그리며 원거리에 있는 목표를 타격한다. 일본과 미국은 탄도미사일 사정거리와 고도를 고려하면 MD체계가 필요하다. 우리는 북한과 근접하고, 저고도 순항 미사일, 장사정포, 화생방 등 위협이 더 크다. 박근혜 정부가 생각이 부족해서 성주에 배치한 것이 아니다. 4개 포대 이상을 설치해도 서울 등 북한 인접지역을 방어할 수 없다.

예를 들어 한국은 강물에 빠져 있는 상태라서 우산을 써도 옷이 젖는다. 반면에 일본이나 미국은 우산을 잘 쓰면 비를 피할 수 있다. 그러나 아무리 큰 우산을 써도 비 한 방울도 안 맞을 수가 없다. 미국은 한 방울도 안 맞겠다는 전략이다. 우리는 비가 오지 않는 상황, 즉 한반도 평화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야당은 선제공격 등 기우제를 지내면서 우산 걱정을 하는 논리 불일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드를 군사적인 면에 한정해서 생각해보자.

탄도미사일 탐지체계
먼저 미사일을 탐지하는 레이다이다. 우리는 해상과 지상 탐지체계인 사드와 이지스함을 이미 갖추었다. 추가하여 미국과 일본에 없는 이스라엘제 그린파인 레이다를 2대 보유하고 있으며, 부산에 1대 추가 설치할 예정이다. 일본은 사드를 추가 설치할 계획을 지상 배치형 이지스체계(이지스어쇼어)로 변경했다. 지금은 여러 가지 문제로 이마저 중단된 상태이다. 유럽은 이지스함이나 지상 배치형 이지스체계가 전부이다. 우리는 이외에도 조기경보기 등 충분한 전력을 보유하고 있어서 과도하게 불안해 할 필요 없다.

탄도미사일 요격체계
두 번째 검토할 내용은 중층 요격체계이다. 미국은 SM-3, SM-3/GBI, 사드, PAC-3 체계이다. 이스라엘은 애로우-3, 애로우-2, 다윗의 돌팔매, 아이언 돔 체계이다. 한국도 다양한 요격 미사일 체계를 보유하고 있다. 개발 중인 L-SAM은 상층 40km 이상 고도에 대한 요격용으로써 한국형 사드이다. 그 하층체계는 이번에 UAE에 4조 원어치를 수출한 천궁(M-SAM)이다. 그밖에도 PAC-2,3을 보유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아이언 돔을 독자 개발할 예정이다. 해상에는 SM-2,3가 있다. 돈이 있다면 가장 효과적인 레이저 요격체계를 개발해야 한다.

야당 세미나에서 국산무기를 개발하지 말고 바로 미군 무기체계를 도입해야 한다는 발표를 듣고 경악했던 일이 있다. 우리 한국은 천궁, K-9 등 세계 수준의 무기를 생산하여 수출하고 있다. 그리고 미국은 F-35는 수출하지만, F-22는 수출하지 않는다. 사드도 기술 누출 등을 고려해서 미국이 직접 운용하고, 외국에 수출하지 않는다. F-35는 일본과 호주에서 정비하도록 하였다. 심지어 F-15는 고장이 나도 미국에서 봉인한 부분을 뜯을 수 없다. 상황이 이럼에도 미국에서 무기체계를 팔 것으로 생각한다. 또한 국산개발을 포기하여 국익을 헤치는 발상이고, 안보문제가 안 보이는 생각이다.

사드 배치 공약을 듣고 나니, 일련의 논리적인 불일치가 꿰맞추어진다. 멸공, 주적, 선제타격의 기승전결이 군산복합체 이익으로 연결된다. 필자는 북한에 대한 본능적인 두려움을 이해한다. 선거를 위해서 북한을 끌어들이거나, 군사적 대결을 신념 수준으로 이념화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익숙한 길만 다니지 말고, 한반도 안보와 번영을 위한 새로운 길을 찾아보자.

[약력]
예비역 해군 제독
정치학 박사/수필가
100북스학습독서공동체 이사
저서<관군에서 의병으로>
동명대학교 교수 역임
서울대학교 외교문제연구소 객원연구원
평화통일시민연대 공동대표
전)서울특별시 안보정책자문위원
전)합동참모본부 발전연구위원
영암일보 논설주간
영암일보 yailbo@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