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전환에 따른 대통령 책무

칼럼
시대전환에 따른 대통령 책무
  • 입력 : 2022. 03.11(금) 10:21
  • 영암일보
이병록
덕파통일안보연구소장
대한민국은 100년 전에는 식민지 시절이었고, 70년 전에는 6.25 전쟁 중이었다. 일제의 약탈과 전쟁 피해를 극복하고 선진국에 진입하였다. 군사독재를 극복하고 제도적 민주주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과거 추격자에서 선도자가 될 것인지, 다시 뒤처질 것인지 대전환 시점에 놓여 있다. 이제 대한민국 대전환 시기 분수령이 될 20대 대통령이 결정되는 날이 눈앞에 있다.

역대 대통령 평가
이승만 대통령을 건국 대통령으로 추진하는 운동이 있지만, 임시정부에서 탄핵당하고, 4·19 혁명으로 불명예 퇴진했다. 미국에서 외교적으로 독립운동을 했지만, 해방 정국에서 미국 정가는 한국에 무지했다. 북진통일을 주장했지만, 전쟁이 일어나자 서울 시민을 버리고 도망을 쳤다.

박정희 대통령의 산업화와 독재에 대한 평가는 극단적으로 갈린다. 대부분 독재자는 국가를 망쳤는데, 가난을 극복하였다. 18년 동안 언론과 야당의 견제를 받지 않았고, 임기 초기 준비와 임기 말기 권력 누수를 고려하면 네다섯 명의 대통령이 할 일을 했다. 4~5년 임기의 단임 대통령과 공적을 단순비교하기가 곤란하다.

노태우 대통령은 손쉽게 대통령이 되려다 시민저항에 부딪혔다. 국민투표를 수용함으로써 항복을 하던 손이 만세를 부르는 형국이 되었다. 북방 외교를 통해 냉전 시대를 종식하였다. 남북기본합의서를 채택할 때 야당과 협조를 하였다.

김대중 대통령은 군부정권에 의한 죽음의 위기와 정치적 탄압을 극복하였다. 최초의 수평적 정권교체를 이루었고, IMF 외환위기 상황을 조기에 극복하였다. 최초로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하고 한국인 최초로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일본문화를 개방하고, 학교 급식을 시작하였다. 인터넷 고속도로를 건설하여 굴뚝 산업을 4차 산업 시대로 전환 시켰다.

노무현 대통령은 목전의 선거 승리를 포기하고 지역 갈등에 도전하였다. 법제도 정비를 통해 대통령기록물 생산·이관·보존을 체계화하였다. 권위주의를 끝내기 위해서 노력하였으나, 새로운 시대의 첫 지도자가 아니라 구시대의 마지막 대통령이라는 자평을 남겼다.

이명박 대통령은 국가 기관의 정치 개입과 권위주의 정치시대로 시간을 되돌렸다. 4대강 정비는 한반도 대운하가 국민적 저항에 부딪혀 축소된 불도저 토목 사업이다. 대운하를 만들었으면 배가 다니지 않아서 사고가 없는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운하, 가장 비싼 자전거 길’을 만들 뻔했다. 금강산관광은 아직도 요원하다.

박근혜 대통령은 전승기념일에 중국을 방문하였다가 사드를 배치하여 중국 경제보복을 받았다. 통일은 대박이라고 국제적으로 선언했다가 개성공단을 닫는 등 정책의 일관성이 없었다. 국정 농단으로 탄핵선고를 받아 파면되고 감옥살이를 한 비운의 대통령이 되었다.

20대 대통령이 할 일은
정치·외교·경제적으로 시대를 전환하려고 노력하거나 성과를 낸 대통령은 가난을 극복한 박정희, 냉전체제를 극복한 노태우, 한반도 미래를 제시한 김대중, 지역 갈등과 탈권위주의 노무현 대통령이다. 다음 대통령은 과거의 익숙한 길에서 벗어나 시대전환에 따른 새로운 지도력을 보여주어야 한다.

국내정치적으로 양당 정치의 폐해가 심각하다. 정당명부식 비례제도를 정상화하여 다당제를 정착시키고, 연정과 협치를 통해서 다양한 계층의 의사가 국정에 반영되어야 한다.

외교적으로 국익에 기반을 둔 실용외교를 통해서 신냉전 시대의 최전선에 서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미국과 동맹 관계를 유지하면서 중국과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후퇴시키지 않아야 한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와의 전쟁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경제적으로 개발도상국을 벗어났다고 하지만, 양극화를 극복해야 한다. 자동화되고, 인건비가 싼 외국으로 일자리가 이동하는 경제 환경에서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사회적으로 자살률, 출산율, 사회갈등 지수 등 세계 최악의 상황을 바꿔야 한다. 개천에서 용이 나지 못하는 새로운 세습사회로 접어들고 있는 심각한 상황을 개선해야 한다.

남북관계는 정권마다 바뀐다. 남북관계에 있어서 정치와 경제를 분리하고, 쉬운 일부터 접근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적재적소에 인재를 배치하는 일이다. 반대 진영이라도 능력이 있다면 삼고초려 해야 한다. 2002년에 히딩크 감독이 연고에 얽매이지 않고 선수를 등용하여 4강 신화를 이루었다.

지금까지 공성(攻城)이 목표였다면, 이제는 수성(守城)에 접어들었다. 5년 뒤에 시대전환에 따른 성공한 대통령으로 평가받기를 원한다면, 공성을 목표로 한 공약은 재검토되어야 한다.

[약력]
예비역 해군 제독
정치학 박사/수필가
100북스학습독서공동체 이사
저서<관군에서 의병으로>
동명대학교 교수 역임
서울대학교 외교문제연구소 객원연구원
평화통일시민연대 공동대표
전)서울특별시 안보정책자문위원
전)합동참모본부 발전연구위원
영암일보 논설주간
영암일보 yailbo@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