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법무관에 묻는다 ⓷

칼럼
군법무관에 묻는다 ⓷
  • 입력 : 2024. 04.04(목) 11:24
  • 영암일보
김경호 변호사
연속 칼럼으로 군법무관 수사와 조사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던져 본다. 그리고 언젠가 「군사법 철학 새미나」를 기대한다.

▶ 도덕(道德), 「인간의 길」

인간으로 태어나 인간답게 살기 위한 길이 도(道)이고, 그 도를 삶의 구체적인 현장에서 축적하는 것이 덕(德)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은 서로 잡아먹는 짐승이 아니기에 짐승처럼 살 수 없는 노릇이고, 공동체를 형성하여 개인의 욕심을 건전하고 건강하게 발현하며 함께 잘 살 수 있는 길을 찾고 노력해야 하는 것인데 이것이 바로 도(道)이고, 이 도(道)를 실현하기 위하여는 반드시 그 공동체 구성원 모두 개인 욕식의 극대화를 위한 충동의 절제와 다른 구성원을 위한 배려와 양보가 필수인데, 이것이 쌓이는 인간의 품격이 바로 덕(德)이라고 할 수 있다.

▶ 공정(公正), 「군법무관의 길」

인간 중에 군인을 판단하는 인간이 있다. 법조인 중에서도 군법무관이라고 부른다.
그러기에 군법무관은 먼저 인간이 된 인간이어야 하고, 덕이 있는 인간이어야 한다. 단순 암기로 군법무관이 된 자는 단순 법기술자, 직업인이다.
이런 군법무관이 가장 갖추어야 할 덕(德)이 바로 공정(公正)이다.
공정(公正)이란 판단 대상에 두루 적용됨을 전제로 한다. 두루 적용됨이란 바로 보편성이다.
대상이 남군인지 여군인지, 종교가 기독교인지 불교인지, 장교인지 부사관인지 병사인지 차별하지 않는 것이 보편성이다.
이런 보편성을 기반으로 하는 공정(公正)을 제대로 몸에 익히고 쌓아가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그 대상에 대하여 제대로 온전히 그 실상(實狀)을 알고 있어야 한다.
그 대상 전체에 대해 전혀 알지도 못하고, 알려고 노력도 하지 않는 군법무관들이 그들을 판단만 하려고 들면 이미 공정(公正)을 기대할 수 없다.
특히 최근에 법무병과에 여성 군법무관들 수가 상당하다는 통계도 있던데, 잘 새겨듣기 바란다.

▶「부분만 알 수 있는 인간」에게 전체 공정(公正)을 말할 자격이 부여된 군법무관

물리학계에서도 이제까지 천재 중에 천재라는 인간인 뉴튼의 만유인력의 법칙도, 더 천재인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에 자리를 내준 듯 하더니, 이 또한 최근 양자역학에 다시 자리를 내주어야 할 형국인 듯 하다.
이런 천재들도 전체를 알지 못하고, 부분을 알고 있었을 뿐이다.
법조계도 마찬가지이지 않을까? 어떤 군법무관이 전체를 다 안다고 떠들 수 있을까?
다만 이런 부분만 알 수 있는 인간인 군법무관에게 전체 공정(公正)을 말할 자격이 부여되어 있을 뿐이기에 그 군법무관은 더 개방적인 사고를 가져야만 하는 것이다.
즉 “내가 맞다”가 아니고 “내가 틀릴 수 있다.
그러나 군법무관의 숙명으로 판단할 뿐이다” 이런 사고의 개방성을 반드시 가지고 있을 때에만, 역시 다른 인간과 다를 바 없는 부분만 알 수 있는 인간인 군법무관에게 전체 공정(公正)을 말할 자격을 부여한 모순을 그나마 상쇄할 수 있는 것이다.

▶“공정 옳다 공정, 늘 공정 아니오.”

“길 옳다 길, 늘 길 아니오.” 일제 강점기 교육자, 종교인이셨던 다석 유영모 선생님의 말씀이다.
인간의 인식체계가 부분적일 수 밖에 없기에 제 아무리 대학자, 대종교인, 대철학자, 대정치인이라도 ‘함부로’ 언어로, 글로 “이것이 길이다” 사기치지 말라는 메시지이다.
늘 개방적인 사고만이 그 길에 다가설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군법무관들에게 늘하고 싶었던 말이다. 그대들이 군에 전체 실상도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그리고 더욱이 암기한 법률지식도 야전에서 망각하고 찾아 보지 않으면서, ‘함부로’ 말로, 글로 떠드는 공정에 대해,
“공정 옳다 공정, 늘 공정 아니오.”

위 「철학적 사유」를 한번쯤은 생각해 보길 바란다.

[약력]
육군대학 법무실장
군사법 교관
합동군사대학교 법무실장
국방부 외부 인권교수
합동군사대학교 명예교수
영암일보 yailbo@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