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주의해야 할 온열질환

기고
폭염에 주의해야 할 온열질환
  • 입력 : 2021. 06.10(목) 10:59
  • 영암일보
선경훈 교수
조선대학교병원 응급의학과

장마가 끝나고 더운 날씨가 지속되면서 야외에서 일을 하는 사람들은 열에 의한 응급상황에 처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사람의 몸, 즉 인체는 뇌의 체온 유지 중추와 자율신경계를 통한 체온조절 장치가 있기 때문에 외부의 온도가 변해도 적정체온을 유지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인체도 과도한 열에 노출되면 충분히 열을 발산하는 능력이 소실돼 그로 인한 신체적 문제들이 발생하게 된다.

인체는 외부의 열에 대한 반응으로 전도, 대류, 복사, 증발의 형태로 열을 생성하거나 발산하면서 정상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 만약 열에 의해 중심체온이 증가하면 피부혈류가 증가하고 땀 분비가 많아지면서 열을 발산한다. 이 때, 주위로부터 과도한 열을 받거나, 몸 안의 열을 발산하는 능력이 손상되면 우리 몸의 중심체온이 증가해 온열질환의 발생확률이 높아진다.

특히, 비닐하우스 같이 밀폐되고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장시간 일을 하거나, 햇빛에 장시간 직접 노출된 경우에는 온열질환의 발생위험이 더욱 증가한다. 그리고 온열질환으로 인해 탈수가 진행되면 주요장기로의 충분한 혈액공급이 원활하지 않게 되어, 심장질환이 있는 고령의 어르신들 같은 경우에는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응급실에서 근무를 하다 보면 폭염에 야외에서 일을 하다 의식을 잃고 쓰러지거나, 어지러움을 호소하며 오시는 분들을 종종 만나게 된다. 그 중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사망하시는 분들을 보면서 ‘온열질환의 증상을 미리 아셨다면, 빨리 병원에 내원하셔서 회복하지 않았을까’라는 안타까운 생각이 들어 이 글을 쓰게 됐다.


더위에 적응 못해 실신했다면 ‘열실신’

온열질환 중 가장 흔하고 경증인 열실신은 열로 인해 말초혈관이 확장되고 수축력이 떨어져, 일시적으로 뇌로 흐르는 혈류가 감소되어 나타나는 가벼운 실신 증상이다. 주로 어르신들에게 발생하며 일반적으로 서늘한 곳에 누워서 안정을 취하면 저절로 회복된다.

더운 날씨에 갑작스런 근육 경련? ‘열경련’

일반적으로 더운 환경에서 일을 하면서 땀을 많이 흘리고 전해질이 들어있지 않은 물을 많이 마시게 되면, 우리 몸의 전해질 균형은 깨지게 된다. 이때 주로 발생하는 것이 열경련이다. 열경련은 다리나 팔 근육이 의도치 않게 갑자기 수축하면서 심한 통증과 함께 나타나는 근육 경련 증상이다. 이 또한 서늘한 곳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이온음료를 마시면 회복되는 경우가 많으나, 전해질 불균형이 심한지는 병원에서 혈액검사를 통해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수분 및 전해질이 부족하다면 ‘열피로’ 의심

열피로는 더운 환경에서 과도한 작업으로 인해 땀이 많이 분비되어 탈수나 전해질의 불균형으로 발생할 수 있는데, 그 증상이 다양하여 열실신과 열경련의 증상이 모두 발생할 수 있으며, 피로, 어지러움, 두통, 오심, 구토, 빠른 호흡, 빠른 맥박 등이 동반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체온은 40℃를 넘지 않으며, 서늘한 곳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수분과 전해질을 보충해 주면 회복된다.
다만 열피로는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열사병으로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병원에 내원하여 혈액검사 및 수액공급을 받으면서 적절한 치료를 받는 편이 좋다.

열피로 증상에 땀이 나지 않고 의식 변화 있다면 ‘열사병’

오랜 시간 덥고 습한 환경에 노출됐을 때 발생하는 열사병은 그 증상이 열피로와 비슷해 보이기는 하지만 체온이 40℃ 이상으로 올라가고, 땀이 나지 않으며, 의식소실과 여러 장기들의 손상이 발생하여 50% 이상이 사망할 수 있는 가장 위험한 온열질환이다.

우리 몸의 장기들 중 뇌는 열에 가장 취약한 장기이므로 체온이 너무 많이 올라가면 뇌 손상 및 뇌부종을 유발하여 이상한 행동, 운동실조, 의식저하, 발작 또는 혼수 등이 발생할 수 있다. 그 외에도 저혈압으로 인한 주요장기로의 혈류공급 저하와 신장, 심장, 간손상이 발생할 수 있으며, 전해질 불균형과 응고장애가 발생하여 출혈이 생길 수 있다.

이러한 증상이 발생하면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에 지체하지 말고 119를 호출하여 응급실로 내원해야 한다. 119대원이 도착하기를 기다리는 동안 할 수 있는 응급처치는 환자의 옷을 벗기고 몸에 물을 뿌려주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물이 증발하면서 몸의 열을 떨어뜨려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의식이 없는 환자의 입에 물을 넣어주는 것은 물이 폐로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절대 해서는 안 된다.

필자가 경험한 열사병 환자들은 더운 날에 비닐하우스에서 일하시는 어르신들과 공사현장에서 헬멧과 작업복을 입고 일하시는 분들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런 분들은 온열질환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보며, 그 외 폭염에 야외에서 일하시는 분들도 위에 언급한 증상들을 숙지하시어 증상이 발생했을 때,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는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

참고문헌 - 응급의학 (대한응급의학회)

영암일보 yailbo@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