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선 포탄사건 행간을 읽는 법

기고
여객선 포탄사건 행간을 읽는 법
  • 입력 : 2021. 06.10(목) 11:12
  • 영암일보
이병록 소장
덕파통일안보연구소

현대 조선소에서 시운전하는 과정에서 여객선 근처에 포탄이 떨어진 사건이 일어났다. 여론은 책임관계 확인 없이 군 기강이 다 무너진 것처럼 비난한다. 절차를 지키지 않는 조선소와 여객선 선장에 대한 비난보다는 절차를 지키고 책임관계가 없는 해군을 비난한다. 소 잃고 외양칸이라도 고쳐야 한다. 사고 원인과 책임 그리고 후속조치에 대하여 한마디 하려고 한다.

사고 원인과 책임은
함정은 해군에 인수되기 전까지는 조선소 자산이다. 사업 공정과 품질관리는 방위사업청(이하 방사청) 소관이다. 조선소에서는 별도로 시운전팀을 운용한다. 시운전 선장은 통상 해군 영관장교 출신을 채용한다. 이번 사격은 해군이 주관하는 인수자 시운전이 아니고, 조선소에서 주관하는 건조자 시운전이다. 모든 책임은 조선소에 있다. 초기에 현대조선소에서 국민에게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으면 불똥이 해군과 방사청으로 튀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현대조선소는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아야 한다.

여론의 집중포화를 입은 해군은 벙어리 가슴 앓듯이 고민만 쌓인다. 우리 책임이 아니라고 주장할 수도 없다. 조선소와 계약상 갑인 방사청이 정부 측 통로이다. 정부기관끼리 책임관계로 공방하는 모습이 된다. 이 또한 언론의 표적이 된다. 방사청에서 재빨리 책임을 인정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하였다. 함정에 탑승한 해군은 인수평가단으로써 장비 성능이 요구 성능을 충족하는지를 평가할 뿐이다. 조선소에서 부족한 전문분야를 지원할 뿐이고 지휘체계 선상에 있지 않다.

해군에서는 절차를 밟아서 항행경보를 올렸다. 국립해양조사원에서 ‘제21-133호’ #항행경보로 사격훈련 일자와 구역, 시간을 알렸다. 내용이 한 줄이라는 비난이 있는데, 시간과 장소 외에 더 알릴 내용이 무엇일까? 그리고 항상 그런 식으로 올렸다. 다른 사격은 한 달 전에 회의를 했다는 다른 비난도 마찬가지이다. 대규모 기동훈련을 할 때는 구역을 긴시간 확보해야 한다. 어선 조업구역을 긴 시간 통제해야 하는 문제로 관계기관과 회의가 필수적이다. 왜냐하면 어선은 생업이 달린 문제로 고기만 보기 때문이다.

선박에게 일일이 알려야 한다는 비판도 번지수가 틀렸다. 사격사실을 몰랐다는 여객선은 항행경보를 보지 않았다. #여객선안전지침(해양수산부고시 제2017-104호)을 위반했다는 자기 고백이다. 지침에 “여객선 선장은 1일 1회 이상 출항 전 운항관리센터를 방문하여 안전운항에 필요한 정보를 교환해야하고, 운항관리자는 선장에게 제공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자신이 규정을 지키지 않고 책임회피를 하면 안 된다.​

비행기 조종사는 비행하기 전에 의무적으로 NOTAM(notice to airmen)을 확인한다. 하늘 길 안전체계는 엄격하게 작동되는 반면, 바다 길 안전체계는 부실하게 작동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해수부에서 협조공문을 못 받았다는 발뺌 기사가 사실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만일 사실이라면 매우 심각한 문제이다. 세월호 사건을 겪고도 해수부와 해경 등 관련기관의 전문성 부족, 책임회피 등이 아직도 남아 있다는 증거이다.

사격훈련을 하다가 선박이 보이면 피해서 하거나, 기다렸다 해야 하는 것이 상식이다. 조선소 시운전 당사자는 이 기초상식을 놓쳤다. 대함 사격은 포축선에 선박이 보이기 때문에 이런 실수가 일어나는 경우가 없다. 대공사격을 하면 포축선이 표적을 예인하는 항공기인지 표적인지가 초미 관심사이다. 하늘을 보고 쏘기 때문에 해상 선박을 보지 못한 경우가 있다. 포탄 낙하지점을 미리 생각하지 못한 실수가 있을 수 있다. 레이다를 근거리로 설정한 것이 결과적으로 잘못되었다.

교훈 및 대책은?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교훈은 다음과 같다. 실제로 대공탄이 낙하하면서 바다에서 배를 맞힐 확률은 극히 낮다. 확률적으로 희귀한 경우라서 이 상황을 통제하는 역할이 미흡했다. 낙하하면서 폭발하는 자폭탄은 이런 사고를 없앨 수 있다. 76mm 대공포탄은 표적을 놓치면 설정된 낙하각도에 자폭한다. 30mm포탄은 일정 거리를 지나면 자폭한다. 5인치 포탄도 자폭탄을 써야하고, 없다면 만들어야 한다.

해군보다 더 걱정되는 것이 육군에서 운용하는 서울 등 대도시 주변 소구경 방공포이다. 발칸 포 등은 초당 몇 십 발이 발사된다. 만일에 대도시 근처 방공포탄이 자폭탄이 아니라면 그 피해는 모두 시민이 당한다. 자폭탄이 아니라면 자폭탄으로 바꾸던지, 휴대용 유도탄으로 교체해야 한다.
해군에서는 대공탄 낙하지점을 예측하는 프로그램을 만들 필요가 있다. 레이더에 포탄 떨어지는 구역이 표시되고, 구역 안에 선박이 접촉되면 경보가 울리도록 하면 될 것이다.

모든 선박은 항행경보를 필수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해수부나 해경은 안전업무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 조선소는 사격 경험이 있는 포술장 출신을 부선장으로 채용해서 사격을 통제하면 좋을 것이다. 소시민이 이 한편을 쓰기 위해서 몇 명의 전문가와 통화했다. 언론은 사실관계를 확인해야 한다.
‘하인리히’ 법칙과 세월호 사건 때 본 부실한 체계가 연상되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자료사진 [사진=연합]



이병록 박사

예비역해군제독
정치학 박사/수필가
덕파통일안보연구소장
100북스학습독서공동체 이사
저서<관군에서 의병으로>

예비역 해군 준장
동명대학교 초빙교수
서울대학교 외교문제연구소 객원연구원
평화통일시민연대 공동대표
서울특별시 안보정책자문위원
영암일보 논설주간

영암일보 yailbo@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