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병제를 위한 조건과 절차

기고
모병제를 위한 조건과 절차
  • 입력 : 2021. 09.16(목) 13:06
  • 영암일보
모병제 등 병역제도에 대한 노쟁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5월에 실시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모병제 찬성은 43%고 징병제 찬성은 42% 다. 군대를 다녀온 40대
남성 54%가 징병제를 찬성하고 있다. 인구절벽을 이유로 모병제를 주장하는 의견은 본말이 전도되었다. 병력자원이 위기라면 복무기간을 늘리거나 여성을 징병해야 한다. 이 방법은 정치적으로 해결될 가능성이 낮다. 따라서 국방부는 인구절벽에 대비해 불요불급한 부대와 기능을 먼저 줄여야 한다.
병력절감 노력없이 현역 징집률을 90% 이상으로 올리는 방법은 일종의 '폭탄돌리기'다. 제2차세계대전 때 일본90%), 독일(78%) 징집률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다른
대안은병력을 50만명으로 유지하면서 모병제 수준의 수당을 주는 방법이다. 청년들에게 일부 위로는 되겠지만 인건비로만 몇 조원의 예산이 필요하다. 모병제를 포함한 전반적인 병역정책 검토가 필요하다.
모병제로 전환하기 위한 조건과 절차, 대책은 무엇일까? 정책을 바꾸는 문제는 물을 끓이는 것으로 비유할 수 있다. 물리적으로 몇도만 부족해도 물이 끓지 않는다. 정책적으로 나머지 몇도를 올리기 위해 지금까지의 노력이 더 소요된다. 그리고 병역제도는 단순히 군 복무를 국민의무(징병제)나 국민지원(모병제)으로 할지의 선택이 아니다 병역정책도 연소 3연소처럼 산소(안보정책), 가연물질(정책의지), 온도(사회적 합의)의 3요소가 필요하다.미래전과 방어충분성 전략으로 전환안보환경을 고려한 안보정책이 먼저 검토되어야 한다. 병력규모는 그 하위요소인 군 정원구조 결정이며, 정원구조를 뒷받침하는것이 병역제도다. 안보정책이 재래식전 개념에서 미래전 개념으로 바뀌어야 한다. 현대전은 감시정찰 지휘통제 정밀타격체계 중심의 전쟁이다. 여기에 추가해 미래전은 지능화된 로봇, 무인기, 스텔스 장비 등 기술
에 의한 전쟁양상으로 바뀐다. 인명손실을 최소화하면서 단기간에 전쟁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기술집약형 군대로 국방정책 전환이 필요하다. 우리는 세계적 수준의 무기체계를 갖추고도 병력집ㅇ챡형 군대 개념에 머물고 있다. 기술집약형 군대로 전환하려면 먼저 남북한 전력지수를 재평가해야 한다. 지금은 스텔스기 F-35와 미그기 계열 전투기 능력을 단순 수치로 비교하고 있다. 탄약 유류 등 지속 가능한 군수자원, 유류부족으로 인한 훈련과 기동 제한 요소 등 능력에 대한 정상적 평가가반영돼 있지 않다. 다음 북한과 주변국에 대해 어느 수준의 전력을 유지할지에 대한 군사전략을 재검토해야 한다. 예비전력을 보강한 방어충분성 전략으로 현역을 축소할 수있으면 모병제가 가능한 병력규모가 될 수 있다. 대표적인 국가로 타이완은 중국과 대치하면서 20만명으로 병력을 줄이고 모병제로 전환했다. 독일은 18만명으로 병력을 줄이고 모병제로 전환했다.
안보정책과 군사전략을 수립하는 문제도 어렵고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지만 정책실현을 위한 절차와 후속대책이 중요하다.
첫째, 정책수립 절차와 순서다. 국방부 자체적으로 인구절벽에 대비한 병력 절감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안보정책과 군사전략이 결정되고 군 정원이 확정된 다음 모병제로의 전환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둘째, 현재 모병제에 대한 지지 여론이 징병제와 비슷하다. 그러나 여론은 북한 상황변화에 따라 금방 바뀔 수 있다. 이미 결정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도 아직 시행 시기를 예측하기가 어렵다. 모병제 국가들의 가장 큰 문제는 불안정한 병력 수급이다. 현재의 부사관과 임기제부사관 지원율을 기준으로 모병 가능성을추정하면 연간 3만명 정도만 확보된다. 지금보다 더 획기적인 가산점이 필요하고 이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
요하다. 더 많은 여군이 근무하는 여건이 갖추어져야 한다.
병역제도는 안보정책, 사회적합의, 정치적 의지만 갖춘다면 그 다음은 선택의 문제다. 필자는 가능성 여부를 떠나 모병제 대한조건과 절차, 준비할 대책을 제시했다.



이병록 소장/ 덕파통일안보연구소

[약력]
예비역해군제독
정치학 박사/수필가
덕파통일안보연구소장
100북스학습독서공동체 이사
저서<관군에서 의병으로>
예비역 해군 준장
동명대학교 초빙교수
서울대학교 외교문제연구소 객원연구원
평화통일시민연대 공동대표
서울특별시 안보정책자문위원
영암일보 논설주간
영암일보 yailbo@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