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세인 박 기자의 어머니 <2> & 꽃정원과 일광욕 해변

기고
72세인 박 기자의 어머니 <2> & 꽃정원과 일광욕 해변
  • 입력 : 2022. 06.30(목) 14:31
  • 영암일보
자하 류용
72세인 박 기자의 어머니
저토록 쓸쓸하개 빅토리아 항구 선착장에서 빈 바구니의 썰렁함 앞에서 연주를 해야 하다니. 우수에 찬 갸름한 얼굴이 어둠의 밤물결 위에 더욱 애처로워 보인다. 차마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구나.

때마침 효천아빠가 왔다. 분명 이런 곳에 있을 것 같아서 찾았단다. 아이스크림(무료하게 앉아있기가 그래서)을 먹으며 관람하던, 우리가 떠나 버린다면 그나마 관객은 하나도 없는데 라고 생각하니 떠나야 하는 발걸음이 왜 이리 무거울고...

퀸 빅토리아(Queen Victoria) 호텔 로비에 모여들 있다. 가이드(제임스 리)에게 봉사료 외에 거출해준 140$. 감사의 표시로 한 턱 낸단다. 12시가 넘었으니 기존 카페 바텐더들도 8시에 문을 닫는다니. 새벽 1시까지 영업하는 데가 있어 우리가 도착했을 땐 무대 위의 악사들도 끝날 채비를 서두르고. 손님은 계속 모여들지만 안주도 없는 병맥주(1홉) 몇 병에 지화자, 얼쑤 하며 동요를 부른다.

‘깊은 산 속 옹달샘, 누가 와서 먹나요. 퐁당퐁당 돌을 던지자, 냇물아 퍼져라, 아가야 나오너라 달맞이 가자. 앵두 따다 실에 꿰어 목에다 걸고’ 동심으로 돌아간다.
나이를 초월한 30대에서 60대(70대는 불참). 세월을 벗어버린 유년의 시절로....

꽃정원과 일광욕 해변
뷰챠트 가든(Butchart Garden). 콜롬비아 주로부터 21km 떨어져 있는 로드 하구에 있다. 52만 제곱미터의 꽃동산으로 썬큰정원(Sunken Garden), 장미정원(Rose Garden), 별연못(Star Pond), 그리고 일봉 이탈리아 정원으로 꽃의 천국, 꽃의 요정이다. 원래 이곳은 채석장이었다. 그리고 뷰차트는 이곳 회사의 총 지배인이었다. 그는 섬세한 미적 감각의 소유자였고 그의 부인은 꽃을 너무도 좋아했던 서정적이고 목가적인 아름다운 마음씨의 여인이었다. 둘은 의기투합하여 어떻게 하면 이 채굴이 끝난 황폐해진 채석장을 아름답게 꾸밀 수 있을까? 고민했다.

고심 끝에 맨 처음엔 가족 정원으로 시작해, 여러 곳을 여행하며 수집해온 꽃과 이국적인 관목, 나무, 식물들은 아름다운 조화로 어우러져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썬큰정원이 탄생했단다. 100년 넘게 3대에 걸쳐 이어져왔고 지금은 뷰챠트의 외손자가 경영하지만 규모가 너무 방대하고 운영비가 많이 들어 현재는 콜롬비아주 경비로 운영된단다.

한 사람의 좋은 생각이 이렇듯 세계의 그 많은 (1년에 백 만명 이상) 사람들에게 기쁜 마음을 한아름 안고 가게 하는구나. 물고기를 들고 있는 소녀의 분수대, 작은 시냇물이 흐르는 그 옆의 석등과 석탑, 앙증스런 오죽 대나무. 여기에도 영악스런 일본의 나라 알리기가 있구나.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연못의 분수대, 꽃밭 속에 들어앉은 블루 포피 레스토랑. 지상이 아닌 유토피아에 와 있는 영혼이 환생하여 꽃의 천국에 와 있는, 아니면 시공을 초월한(영과 육의 이탈) 3차원의 세계에 와 있는, 표현할 수 없는 그 무엇들. 과연 아름다움이란 이런 곳을 말함인가.

스텐리 공원(Stanley Park). 밴쿠버에 처음 총독의 임명장을 받고 온 스탠리 총독(프랑스)이 자신의 사재를 털어 건립했다는 공원이다. 해변을 끼고 산책로, 울창한 숲, 마야의 태양신을 섬겼던 토템의 조각들. 여기 해변에도 파도에 밀려 온 나무 등걸이들이 그대로 방치된 채, 골프장, 축구장, 린나이 스케이트장. 나무그늘에 기대서 독서하는 여학생의 모습이 아름답구나.

나이를 초월한 일광욕. 누가 보든 상관도 않고 치부만 가린채 남녀노소 벌거벗고.

위도 49선으로 소련의 우라디보스토크의 기온과 같다지만 높은 록키 산맥의 분지와 프레이저강의 흐름으로 여름의 평균 기온이 25도(습기가 없고), 겨울엔 섭씨 3도의 무덥지도 않고 춥지도 않단다(우리나라의 5월달 온도). 인위적이지 않는 천혜의 관광지 캐나다에 비해 미국은 인위적이다.(라스베가스, 헐리우드, 디즈니랜드, 씨월드) 축복의 땅 캐나다. 무한의 잠재력이 아직 잠에서 덜 깨어난 그대 기지개를 펴고 일어서는 날. 공해가 없는 사악하지 않은 평안함으로 세계 인종들이 선망의 그대 품에 안기리라.
영암일보 yailbo@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