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는 우리에게 무엇인가

기고
자녀는 우리에게 무엇인가
김종수 목사의 ‘하늘샘물 흐르는 곳에’
  • 입력 : 2022. 06.30(목) 16:12
  • 영암일보
김종수
목사
내가 20년 전 전도사라 시무했을 때 학생이었던 사람이 얼마 전 둘째 아이의 돌을 맞아 저에게 예배를 청한 적이 있었다. 할아버지, 할머니, 온 일가 친척들과 함께 돌 축하 예배를 드렸다. 나는 돌 예배 때마다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아이보다 부모에게 필요한 말씀을 준비한다. 그 날도 주로 부모에게 필요한 말씀을 전하면서 이런 이야기를 했다.

“둘째 아이를 준 것은 첫 아이만으로 부모가 철이 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아이를 어떻게 키울까 생각 말고, 부모인 우리의 못브이 어떤 모습으로 아이에게 비춰지고 있는가를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그런데 예배를 마치고 나서 아이 아빠가 나에게 오더니 웃으며 조용히 말했다.

“목사님, 우리 부모님은 여섯을 낳았는데 그러면 여섯 낳을 때가지 철이 안 들었단 말입니까?”

그래서 서로 한바탕 웃고 말았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는가? 자녀는 부모인 우리에게 무슨 의미일까? 하나님은 왜 우리에게 자녀를 맡겨 주셨을까? 단지 자녀가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 혹은 자녀를 어떻게 키울 것인가를 생각하기 전에 자녀를 키우는 부모인 우리가 누구인가를 묻기 바란다.

생각해 보면 자녀의 문제가 아니라 부모인 우리 자신의 문제다. 하나님께서는 자녀를 의해서 우리에게 자녀를 준 것이 아니라 우리를 의하여 자녀를 준 것이다. 자식을 기르면서 철들라고 말이다.

우리가 언제 겸손해지겠는가? 제 마음대로 안 되는 자식 때문에 자동적으로 겸손해지지 않는가? 우리가 언제 변화될 수 있겠는가? 자식 때문에 하는 수 없이 억지로라도 변하게 된다. 얼마 전에 내가 읽은 책 제목이 생각난다. ‘부모가 변해야 자식이 변한다’ 맞다. 부모가 바로 서야 자식이 바로 선다.

내가 아는 어느 집사님은 딸만 셋이다. 아주 잘 키웠다. 그런데 어렸을 때 막내 아이가 제 언니들과는 달리 공부를 못했다. 그래서 이 집사님이 막내에게 신경을 많이 썼다. 학원도 보내고, 과외도 시키고, 가정교사도 두고 하였는데 성적이 오르지 않았다. 그래서 이 집사님이 하루는 막내딸에게 ‘넌 왜 이렇게 공부를 못 하냐?’고 핀잔을 주었다. 그러자 이 막내딸이 천연덕스럽게 말했다.

“엄마, 엄마는 언니들이 착하고 공부를 잘 해서 이제껏 너무 편하게 살아왔잖아. 그래서 하나님이 ‘나같은 딸도 키워 봐야 다른 집 엄마 마음고생도 알 것이다’하여 나 같은 딸을 엄마에게 준 거야”

이 집사님은 늘 말한다.

“자식만큼은 정말 마음대로 안 돼요. 얘 때문에 내가 겸손을 배웠다니까요.”

우리가 자녀에게 노여움을 품는 것, 알고 보면 제 욕심을 다스릴 줄 몰라서가 아닌가? 자녀가 제 소유라는 생각 때문이 아닌가? 사도 바울은 ‘오직 주의 교양과 훈계로 양육하라’고 말한다. 그러므로 자녀 이전에 부모인 나 스스로가 주의 교양과 훈계로 닦여진 사람이어야 한다는 것이 아니겠는가.
영암일보 yailbo@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