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평 군수

전동평 군수가 전남도에게 '한 소리' 들었다. 휘하 직원들에 대한 적법한 징계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이유다. 공직기강 저하에 대한 우려가 잇따르는 가운데, 영암군 측은 “규정이 바뀌면서 생긴 단순한 실수”라는 입장이다.

최근 전남도가 발표한 '영암군 정기종합감사'에 따르면, 영암군(군수 전동평)은 소속 공무원들의 범죄 사실에 대하여 자체 내부종결하거나 관련 부서를 무시하는 등, 부적절한 행정처리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인사위 '패스‘ 후 자체 내부종결
’지방공무원 징계규칙‘에 따르면, 영암군은 수사기관으로부터 공무원에 대한 <▲공소제기 ▲기소유예 ▲그 밖의 처분 또는 결정> 등의 범죄사건을 통보 받을 경우에는 인사위원회에 징계의결을 요구하여야 한다.



그런데 영암군 기획감사실은 ‘기소유예 결정 1건’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치상) 구약식 처분 1건’에 대하여 인사위에 징계를 요구하지 않은 채 부당하게 자체 내부종결 하였다.

그로 인하여 징계요구부서인 기획감사실의 자의적 판단에 따라 인사위의 징계 심의·의결 권한이 침해되었다. 비위행위에 대한 합당한 징계처분이 이루어지지 않게 된 셈이다.

◇징계요구 부서도 예외 없다
반대로 징계요구 부서가 '패스' 되는 경우도 있었다.

지방공무원법 제72조에 따르면 징계처분은 인사위 의결을 거쳐 임용권자가 한다. 그리고 징계요구기관(부서)의 장은 인사위 의결이 가볍다고 인정될 경우, 그 처분을 하기 전 직근 상급기관에 설치된 인사위에 심사 청구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징계 수준에 대한 일종의 '이의제기'를 할 수 있는 셈이다.

다만 지방공무원 인사실무 제9장에 따르면, 실제 심사를 하기 전 권한있는 징계처분권자가 적법하게 징계처분을 하였다면, 징계요구부서가 심사청구할 의사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징계처분 후에는 심사청구가 불가능하다.

자칫 징계요구부서의 심사청구 의사가 무력화 될 수 있는 상황. 영암군 역시 인사위 의결 결과를 처분할 때는 우선 그 결과를 징계요구부서에 통보하여 심사 청구 의사를 확인한 후 징계처분을 하여야 했다.

그런데 영암군은 18년 8월부터 21년 4월까지 징계요구부서(기획감사실)로부터 총 7명에 대해 징계 요구를 받아 업무를 처리하면서 인사위 의결 결과를 징계요구부서에 통보하며 심사청구 의사를 확인하지 않고 징계처분을 행하였다.

그로 인하여 비위행위에 대한 징계 처분이 이루어지는 과정 속에 징계의결 결과에 대한 징계요구부서의 심사 권한이 무력화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이같은 행정처리에 영암군 안팎으로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다. 자칫 ‘공직기강 해이’로 이어질 수 있어 실수라면 무능력한 것이고 의도적이라면 제식구 감싸기라는 지적이다.

영암군 관계자는 "그전에는 절차상 문제가 없는 부분들이었으나 당시 규정이 바뀌면서 혼선이 있었다"며 "어떤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니고 단순한 실수"라고 해명했다.

▲ 2021 전남도 감사보고서 25p 중. 영암군수에 대한 전남도의 조치사항이 기재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