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떤 물건인가?”

기획특집
“나는 어떤 물건인가?”
암도대사의 ‘숨길따라’
둘. 나는 어떤 물건인가?
  • 입력 : 2022. 06.30(목) 14:56
  • 영암일보
여산 암도스님
조계종 元老


나는 어떤 물건인가?



자각각타自覺覺也는 연기법緣起法이요
자성심령自性心靈은 조견공照見空하고
자연조화自然調和는 천지도天地道이며
자기완성自己完成은 양성태養聖胎로다.


사람은 누구나 다 자기 자신을 나[我]라고 한다. 나는 누구고 무엇이며 어떤 존재인가?

나는 어디로 부터 와서 어디로 가는가?(생종하처래生從何處來사향하처거死向何處去)

일찍이 나옹懶翁스님께서 “인생은 한조각 뜬 구름이 일어난 것과 같고 죽음은 한조각 구름이 사라지는 것과 같으며 뜬구름 자체가 실답지 못한 것 처럼 죽고 살고, 왔다가 가는 것 역시 그러하다”(생야일편부운기生也 一片 浮雲起 생야일편부운멸死也一片 浮雲滅 부운자체본무실浮雲自體本無實 생사거래역여연生死去來亦如然)고 했다.

그런데 옆에 있던 누나가 “오직 한 물건이 있어 항상 홀로 나타나니 삶과 죽음에 따르지 않고 노상 그러하다. (독유일물상독로獨有一物常獨露 담연불수어생사澹然不隨於生死)”라고 했다.


한 물건이란 어떤 물건인가?

선가禪家에서는 “이것이 무엇인가[是甚]? 부모에게 태어나기 전 본래의 면목(부모미생전 본래면목父母未生前 本來面目) 그것[其渠是])이라”고 했다.

그것은 한물건[一物 : 一微塵·靈物]이다.

사람은 만물의 영장이라 하고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 하며 인생은 고해라고 한다.

소크라테스는 “네 자신을 알라.”라고 했고, 파스칼은 “사람은 생각하는 갈대”라고 했다.

인생은 나그네,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가?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가 없네.
내맘대로 버들피리 꺾어서 불고,
물따라 바람따라 살다가 가려하네.


사람이 크면 인물人物이 되고, 아주 크면 성인聖人이라 하는데 먹는 벌레[食蟲]라고도 한다. 밥 먹고, 물 먹고, 공기 먹고, 마음 먹고, 나이 먹고 살다가 가는 것이 인간이다.

사람의 구조는 몸[身]과 마음[心], 그리고 숨[息]의 삼위일체다. 밥은 한 달 안먹어도 살고 물은 일주일 먹지 않아도 살지만 공기는 10분만 마시지 못하면 죽는다. 그러면 어떻게 들숨·날숨[呼吸]을 잘 해야 오래 살 수 있을까?

나가는 숨을 길게[長出息] 숨길따라 성태장양聖胎長養을 해야 한다. 그리고 오계五戒(不殺生, 不偸盜, 不邪淫, 不妄語, 不飮酒)를 반드시 지키고 특히 담배, 술, 투전을 삼가해야 한다.

자연自然은 이 세상 모든 존재의 근본 바탕이 자연환경에 따라서 태어난 인간은 자연과 더불어 살다가 자연으로 돌아가는 물건이다.

원시시대 우리 조상들은 자연을 숭배하고 천신天神(하느님)과 지신地神(산신)을 공경恭敬했는데 오늘날 못된 인간들이 자연을 정복한다고 까불다가 코로나19에게 전 세계가 당하고 있다.

우주 대자연은 무량수無量數(時間), 무량광無量光(空間)으로 우리 인간의 지능으로는 불가사의不可思議한 존재다.

태양과 지구 사이에 일어나는 광도현상光度現像의 시간과 대우주大宇宙 공간의 해와 달과 별의 역학관계力學關係로 생기는 기류氣流가 길[道]을 만든다. 일년 열두달 사시사철四時四節 기후氣候(春夏秋冬)나 하루도 열두시간 자오묘유子午卯酉나 사시四時의 기운[氣]은 모든 생명체를 좌우한다. 옛날 도사들은 천기天氣·지기地氣를 잘 알아서 도인導引한 분들이다.

자각自覺은 자기가 자기의 주인主人인 것을 깨닫고(자기자각自己自覺), 자기 스스로 자기를 돕는 자조정신自助精神으로 자기의 힘[自力]을 길러 자립自立하는 것이 자기완성自己完成이다.

첫째 깨달음은 지각知覺인데 지적사고知的思考·정적사고情的思考·의지적사고意志的思考로 정신적 작용이다.

둘째 깨달음은 생각生覺[念]인데 과거생각[追憶·記憶]·현재생각[思考·思惟]·미래생각[想想·理想]으로 정신세계精神世界다.

셋째 깨달음은 환각幻覺으로 꿈이나 착각錯覺이다. 꿈보다 해몽解夢이 더 중요하다.

넷째 깨달음은 감각感覺으로 안·이·비·설·신·의 육근六根을 통해서 시각視覺·청각聽覺·후각嗅覺·미각味覺·촉각觸覺 등이다. 특히 영감靈感으로 깨닫는 직관直觀은 실상반야實相般若로 영적세계靈的世界다.

이상 자기 자신과 우주 대자연을 깨닫는 것을 자각이라 하고 감각기관인 눈·귀·코·혀·몸·뜻을 육입六入 또는 육근六根이라고 한다. 육입의 대상인 육처六處(색·성·향·미·촉·법)를 합하여 십이처十二處라 하고 근경根境이 상대하여 생긴 안식眼識·이식耳識·비식鼻識·설식舌識·신식身識·의식意識을 합하여 십팔계十八界 등 타계他界라 한다. 타력신앙他力信仰은 천신天神·지신地神과 불·보살菩薩이 있다.

인연생기因緣生氣 하는 연기법緣起法이나 십이연기十二緣起의 근원은 삼법인三法印이다. 제행무상諸行無常과 제법무아諸法無我를 모르면 일체개고一切皆苦가 되고 알면 열반적정涅槃寂靜이 된다.

사성제四聖諦(고), 오력五力(신·정·념·정·혜), 육바라밀六波羅密(보시布施·지계持戒·인욕忍辱·정진精進·선정禪定·지혜智慧), 칠각지七覺支(택법각지擇法覺支·정진각지精進覺支·희각지喜覺支·경안각지輕安覺支·사각지捨覺支·정각지定覺支·염각지念覺支), 팔정도八正道(정견正見·정사유正思惟·정어正語·정업正業·정명·정념正念·정정진正精進·정정正定) 등 수도생활의 진리는 수학修學과 수도修道 그리고 수행修行의 기초과목이다.

사람은 누구나 다 자기의 근본 바탕[自性]이 좋아야 한다. 본성은 자기의 창조주 아버지와 조물주 어머니를 잘 만나야 한다. 아버지의 골속 유전인자와 어머니의 피밭[血田]이 자기의 근본[自性]이 되는데 전생의 인연 따라 만나는 부모 조상이 깨끗하면 선량하고 그렇지 못하면 불량한 사람이 된다.

물건도 품질이 좋아야 하고 인간도 성품性品과 성질性質이 좋아야 훌륭한 사람이 된다. 인연따라 근기따라 사는 것이 인생, 결국은 자기의 노력이 훌륭하면 성인이 되고 그렇지 못하면 범부가 될 뿐이다.

모든 것이 마음먹기 달렸다고 하는데 마음은 크고[심령心靈]·넓고[심량心量]·깊고[심사心思]·높고[심지心志]·깨끗한 것[심성心性]이다. 마음의 본체는 심령이고 작용은 심리다. 영계와 정신세게는 한통속인데 체와 용이 다르다.

제팔식第八識(아뢰아식)인 마음을 중심으로 7식은 뜻 [:말나식]이고 6식은 생각[念]이며 9식은 명심明心 [아말나식]이라 하고 10식은 진심眞心 [흐르다야식]이라 한다. 실제적으로 명심과 진심은 영성이 계발啓發된 사람의 마음으로 불성광명佛性光明인 진공묘유眞空妙有이다.

삼천대천세계三千大千世界의 공중에는 없는 것이 없이 다 있다. 허공에는 천기와 자기가 합쳐서 공기가 가득하고 진공의 은하계銀河系 하늘에는 해·달·별이 가득 차 있고 법성공法性空 마음에는 그림자 없는 빛[靈光]이 가득하다. 시간적으로 무상無常하고 공간적으로 무아無我한 공기空氣는 빛[光]과 소리[音]로 요란하다.

사람을 생각하는 갈대나 밥벌레[식충食蟲]로 보는 것은 자신을 천시賤視하는 것이고 인간을 고등동물로 보는 것은 하시下視하는 것이며 사람을 만물의 영장이라 하는 것은 자기를 중시重視하는 것이다.

사람은 마음먹기 따라서 벌레도 되고 인물도 되며 성인이 될 수도 있다. 자작자수自作自受요 자업자득自業自得이라 모든 것이 다 자기 마음먹기 달렸으니 항상 자기 자신을 깨달아[자각自覺]서 언제나 자기가 할 일을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

나는 나를 만드는 작업의 주인공이다. 주인은 정직하고 자기의 책임과 본분을 다 할 수 있는 힘[능력能力]을 길러야 한다.

사바세계의 주인은 중생을 사랑하고 베풀어주는 [보시布施] 성인이다.

하늘과 땅 사이에 나같은 물건은 하나도 없다.

이 세상 사람은 누구나 다 그렇다. 나 자신이 진리를 깨닫고 남을 깨닫도록 하는 것은 연기법緣起法이니, 자기 자신의 본성인 심령으로 항상 공중空中을 관조해 보고, 대자연의 하늘과땅 사이의 우주의 숨길[天地道]을 따라 자기완성을 위하여 반드시 긴 날숨으로 성태장양聖胎長養을 해야 한다.

글 : 조계종 元老 岩度大師
자료 제공 : 맑은소리맑은나라




여산 암도스님

1938년 전북 고창 출생
1957년 고불총림 백양사 출가
1972년 동국대학교 불교대학 불교학과 졸업
동대학 불교대학원 박사학위 취득
(학위 논문 '인도불교의 삼학 연구')

대한불교조계종 포교원장
대한불교조계종 교육원장
동국대학교 불교학과 강사
중앙승가대학교 부교수 역임
대한불교조계종 원로 대종사
대한민국 국민훈장 '석류장 수훈

영암일보 yailbo@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