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30(화)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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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귀국을 앞두고 미국의 랜드마크 그랜드 캐년중에서도 세계에서 氣가 가장 세다는 세도나를 여행하였다. 놀랍게도 계곡 곳곳에 각국에서 온 氣를 수련하시는 분들이 정신을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최근에는 중국의 정신을 집약한 삼국지 1화부터 95화를 집중하여 시청했다. 세계 1위 경제, 군사 대국을 노리는 중국의 축적된 문화의 이면에는 정신의 힘, 즉 氣가 충만해 있음을 실감했다.
영암은 우리나라에서 氣가 가장 센 곳이라고 한다. 국립공원 월출산의 기암괴석, 일본을 개화한 왕인박사, 영암아리랑, 천하장사 씨름왕, 바다와 육지가 어울린 고장이 영암이다. 사회적, 문화적 역량이 축척된 땅이다. 70년대와 80년대의 급격한 산업화와 도시화를 거치면서 전라도는 급격한 변화를 거쳤다. 영암도 유사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도시로의 인구이동, 농촌의 상대적 빈곤, 인구감소, 고령화, 의료와 교육서비스 저하, 출산율 저하 등의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고리에서 영암을 다시 살리는 방법은 없을까? 바로 영암의 氣와 축적된 문화역량을 다시 회복하는 것이다.
첫 번째로는 영암 공동체를 부활하는 것이다. 힘은 연대와 협력에서 나온다. 현재의 마을단위에서 남아있는 분들을 중심으로 문화유산을 부활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아직 생존해 계신 분들의 지혜를 기록하고 보존하는 것이다. 음식문화, 마을의 구전, 전설, 역사의 전환기를 거치면서 체험했던 경험 등을 공유하고 기록하는 것이다. 잠자고 있는 영암의 과거에 氣를 부여하는 것이다.
두 번째로는 이를 바탕으로 아이들과 젊은이들을 지역에 머물게 하고 도시의 젊은이 들을 불러 모으는 것이다. 코로나 이후 도시는 지쳐가고 있다. 주택가격 상승, 사교육비 증가, 구직난, 대기 환경오염, 혼잡비용, 삶의 여유상실, 인간적 유대감의 부재 등으로 도시이탈 움직임이 현실화 되고 있다. 인간의 원래 고향인 자연으로 귀소본능이 작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트렌드에 부응하여 영암의 氣를 활용한다면 도시인들에게 다시 여유로움을 제공할 수 있고 지역사회의 활기도 되살릴 수 있을 것이다.
세 번째로 영암이 가지고 있는 잠재력을 키워나가야 한다. 남도의 소금강 월출산 국립공원, 도갑사, 왕인박사의 유산, 한옥문화, 전통음식 등 유형 무형자원을 특화하여 볼거리, 먹거리를 제공할 수 있으면 좋겠다. 환경도 보존하면서 아름다운 자연의 운치를 함께 나눌 수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개발하여야 한다.
네 번째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것도 무엇보다 중요하다. 일정한 소득이 보장되고 안정적인 지역 일자리를 통해 인구유출을 줄이고 인구유입을 촉진할 수 있어야 한다. 현재 대불산단지역은 전남의 서남권이 유일하게 가지고 있는 산업집적지역이다. 기존의 조선산업을 고부가치화 하고 향후 크루즈선이나 요트산업 집적지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영암호, 금호호, 영산호를 수상태양광, 수온활용 전기생산 등의 주민상생형 그린뉴딜사업으로 만들면 군민들에게 기본소득 내지는 연금소득을 지급할 수 있을 것이다. 탄소중립 정책에 따라 LNG를 활용한 수소생산, 수소발전, 친환경 농산물 생산 스마트팜, 친환경 골프장, F1경기장, 스포츠시설 등으로, 제조업과 농업, 서비스업 분야 등에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내야한다. 당연한 얘기지만 이들이 일할 수 있는 교육서비스, 의료서비스, 복지서비스 등도 뒷받침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행정역량의 제고와 지속적인 혁신이다. 유능한 외부인재를 영입하고 투명하고 공정한 인사시스템 확립, 정책 기획역량 제고, 중앙정부와 글로벌 네트워크를 가진 인재를 등용하고 양성하는 것이다. 동남아 등지에서 이주해온 다문화 가정의 문화를 접목하여 창조적인 氣를 지역사회에 불어넣으면 더욱 좋을 것이다.
산과 바다, 농업과 제조업,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영암이 氣를 발휘하는 소(牛)의 해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정순남 한국전지산업협회 부회장
제26회 행정고시 합격
산업자원부 시장관리과장
산업자원부 무역정책팀장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지역경제국장
지식경제부 지역경제정책관
지식경제부 정책기획관
전라남도 경제부지사
목포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한국도시가스협회 상근부회장
영암일보 yailbo@daum.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