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관 되려 주경야독…“이젠 영암군 위해 밤샘 공부하죠”

인터뷰
감사관 되려 주경야독…“이젠 영암군 위해 밤샘 공부하죠”
지방선거 특집 <뻔뻔한 인터뷰>
예비후보 릴레이 초대석 ④
임대현 전 감사관

25년 감사관 근무하며 갖춘
청렴한 목민관의 자격

‘중앙’ 행정의 달인으로
타 공직자 출신과 차별화
  • 입력 : 2022. 03.11(금) 09:49
  • 유우현 기자
임대현 전 감사관
<편집자주> 바야흐로 선거철이다. 언론사들은 한창 바쁜 시기다. 그래서인가. 이 후보 저 후보, 이 신문 저 신문, 죄다 같은 소리다. 같은 후보가 같은 사진으로 같은 답변을 한다. 지루하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어서 그런 거 따질 게 아니다’는 근엄한 소리, 넣어두시라. 민주주의의 근간이 ‘지루함’의 동의어는 아닐 것이다. 기자도 지겨운데 독자들은 오죽할까. 편두통이 몰려온다. ‘읽히는 기사를 써야한다’는 직업적 사명감 때문이다. 그래서 준비했다. 선거철 ‘뻔’한 사람들과 ‘뻔’하지 않은 얘기를 나눈다. ‘뻔뻔’한 인터뷰다. 네번째 주자는 임대현 전 감사관이다.



임대현 전 감사관은 25년 동안 감사관으로 근무했다. 재직 당시 탁월한 행정 능력과 정직한 성품으로 감사원 내 두터운 신망을 얻었다. 부패하지 않은, 청렴한 목민관의 자격을 갖춘 셈이다. 중앙정부, 지자체, 공기업 등 많은 공공기관 업무도 자세하게 알게 되었고, 감사 업무차 국회 의원회관을 집처럼 드나들어 두터운 인맥까지 쌓았다. ‘중앙 행정의 달인’이 탄생하게 된 계기다.

이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임 전 감사관은 ‘영암 살리기’에 나섰다. 퇴직 후 한서대학교에서 4차 산업을 교수한 경험을 더해, ‘행정 + 비즈니스’로 잘못된 관행을 확 바꾼다는 구상이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 머리가 좋다는 소문이 있다. 미리 써둔 걸 읽지 않고, 주요 공약을 이 자리에서 말해달라.
인쇄물을 보지 말라는 건가? 좋다. 자신 있다. 일단 내가 내세우는 공약들의 큰 줄기는 총 다섯 가지 분야로 구성돼 있다. ▲문화 관광 ▲삼호읍 발전 ▲영암읍과 동부권 ▲젊어진 영암인구 청년 ▲농업 등이다. 이것들은 다시 14개의 세부적인 사항으로 분류된다. 순서대로 설명하겠다. (편집자주 : 지면 사정상 간략하게 서술한다)

첫째, 월출산에 모노레일 케이블카를 설치하여 고령사회에 어르신 등산관광객을 창출할 것이다. 둘째, 글램핑장 등 월출산 주변 관광을 활성화하겠다. 셋째, 역사유산을 기반으로 다양한 관광콘텐츠를 개발할 것이다. 넷째, 이태리 오페라 하우스처럼 주말 문화공연 활성화를 검토할 것이며, 다섯째, 관광지 다양한 먹거리 음식문화와 천연 국산 약재를 보급하는 약령시를 개발할 구상이다.

여섯째, 그런데 이거 너무 길어지는데 괜찮나? 이 인터뷰, 지루한 것은 다루지 않는다는데.

- 정치신인이지 않나. 군민들에게 익숙한 타 후보들처럼 마냥 개인사를 물을 순 없다.
알겠다. 여섯째로는 대불국가산단의 업종규제를 철폐하고 사회기반시설 확충으로 자족도시 기능을 강화할 것이다. 일곱째, 목포 남악의 해군 3함대 해군 관사를 영암으로 이전하여 영암경제 유입효과를 노릴 것이다. 여덟째, 특성화, 전인교육과 엘리트 양산교육 등 차별화된 초중고 학교 명문화로 교육 자족도시를 건설하겠다. 아홉째, 목포 퇴근 일변도 제지로 삼호경제를 활성화하겠다.

열 번째, 정부 혁신도시정책을 활용하여 나주혁신산단 근처 영암 동부권에 농공단지 소성을 활성화할 것이다. 열한 번째, 지역경제활성화 조례제정으로 대형 인허가 사업 인허가를 할 때 SPC 등의 본사를 영암읍에 유치하고 모든 공사, 자재조달을 영암소재 중소업체에 하도급 원칙을 공포하겠다. 열두 번째, 청년특별행정 우대를 조례 제정하고 공공임대주택 보급으로 마을에 아이들이 뛰노는 영암을 만들겠다. 열세 번째, 농민의 애로사항 극복을 위해 저장성을 강화하고 스마트팜 등으로 안정적으로 제값 받는 농촌, 소득증대 농촌 건설에 적극 행정지원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열네 번째, 주민 영향 없는 곳에 대규모 양돈단지를 조성하여 주민친화적 축산단지를 개발-양성하고 농촌의 젊은 청년 세대에게 안정적인 수입기반을 제공하겠다.

이제 됐나? 더욱 세부적인 것도 머리에 다 있다.

감사관 재직 당시 임대현 전 감사관. 사진의 포즈는 그의 트레이드 마크다.

- 충분히 와닿았다. 감사원에서 근무한 계기는 어떻게 되나
본래 내 꿈은 감사관이 아니었다. 졸업한 대학교와 다니던 직장 모두 감사관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러던 어느 날, 감사원장 출신의 모 정치인이 이목을 끌었다. 그 청렴하고 강직한 이미지에 큰 감동을 받았다. '저거다' 하는 느낌이었다. 그 즉시 책을 샀다. 낮에는 직장을 다니고 밤에는 공부했다.

- 그야말로 주경야독인데
맞다. 2년간 단 하루도 안 빠지고 공부했다. 주말에도 쉬지 않았다. 정 힘들 땐 수요일을 일요일로 잡고 한두 시간 쉬었다. 그마저도 조금이라도 책을 보려고 노력했다. 내 성향이 원래 그렇다. 뭐든 마음을 먹으면 끝을 봐야 한다. 군수 일도 이렇게 끝장을 보면서 주경야독할 것이다. 사실, 이미 밤을 몇 번 샜다. 공부할 게 정말 많더라.

- 출마 예정자 중 같은 공직자 출신이 여럿이다. 차별화가 필요하지 않을까.
지방행정과 순수한 중앙행정을 구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중앙행정에서 25년을 몸담았다. 중앙 정부를 상대로 인허가를 풀어가거나 예산활동에 나의 강점이 있다. 25년간의 세월이 중앙 공직자에 대한 '인적 네트워크', 즉 ‘인맥’을 쌓게 했다. 직관적으로 말하자면 나는 '바다에서 놀던 물고기'다. 강에서 놀던 물고기와 다르다. 노는 물이 달랐다고 할까.

- 당 활동을 열심히 했다. 공직생활과 정치는 어떤 점이 다르다고 느꼈나
정치는 정해진 규정이 없지만 행정은 규정에 입각한다. 그 차이가 굉장히 크다. '규정에 입각한다'는 것은 예측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반면 정치는 그것이 불가능하다. '정치는 생물이다'는 말이 이해가 됐다. 다양한 세력들이 하나의 당에 모여있다. 그야말로 예측 불가다. 모든 사람을 챙기는 것이 힘들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인덕을 쌓아야 한다고 느낀다. 어디서 누구와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기 때문이다. 항상 남을 위한 마음을 갖고 있어야 한다.

- 이번 선거 후에도 꾸준히 정치활동을 이어갈 생각인가
내게는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 선거다. 정치는 하면 할수록 빚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빚이라는 것은, 경제적인 의미에서 빚도 있지만 인간적인 빚도 포함된다. 사람들께 신세 진 빚이다. 그 마음의 빚만 늘어나니까, 정치를 오래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지자체장 선거는 짧고 굵게 가야 한다는 것이 나의 소신이다.

- 감사관 출신의 군수, 익숙한 그림은 아닌데
그것이 확실한 장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 깨끗하고 청렴한 이미지다. 둘째, 행정 실물 박사라는 것이다. 깊이 있는 행정을 할 수 있다. 마음만 먹으면 대단히 인허가 중심의 영암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 이점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셋째로 감사원 생활에서 쌓인 ‘감사 노하우’도 가지고 있다. 공직자들의 행태를 속속들이 안다. 아는 만큼 군청 직원들을 잘 리드해갈 수 있을 것이다.

- 그거, 부하 공무원 입장에선 살벌하게 들리지 않을까.
그런 의미가 아니다(웃음), 현실적인 업무 여건을 잘 알고 있으니까, 공직자들의 어려움을 잘 헤아린다는 얘기다. 공직자들이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잘 만들어서 영암발전에 기여하도록 할 것이다.

- 감사관으로서 보는 영암군은 어땠나
정치와 행정이 접목하다 보니 안타까운 면이 너무 많다. 지방자치 30여 년 동안 민주화는 됐는데 영암은 계속 낙후되어 가지 않나. 행정의 청렴성, 전문성 추진력이 너무나 떨어져 지역을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은 찾아볼 수가 없다. 그야말로 절체절명의 상황이다. 젊은이들은 사라지고 어쩌다 젊은 사람이 있다고 해도 노총각이 대부분이다. 추락하는 영암을 일으킬 복원력은 이미 상실됐다.

또한 전국 군 단위에서 유일하게 월출산 국립공원과 대불국가산단이 있어 사업성 검토에서 매우 유리한데도 인구가 계속 줄어든다. 심지어 월출산 국립공원은 전국 22개 국립공원 중에서 탐방객이 꼴찌이다. 이것은 첫째가 중앙정부와의 인적 네트워크의 한계성, 두 번째는 행정의 깊이가 다소 약하다는 것, 세 번째는 정치를 오래 함으로써 특정 인물 혹은 세력들에게 빚을 갚으려고 하는 경향 때문이다. 이런 사안들로 인해서 지자체가 제대로 살아나지 못하고 계속 낙후되고 있다. 이것은 우리 영암만의 일이 아니라 전남 22개 시군의 공통적인 현상이다. 매년, 지방 선거를 할 때마다 여러 명의 지자체장들이 범하는 공직범죄의 사례에서 알 수 있다.

- 감사원 재직 당시 대표적인 일화를 소개해달라
천안함 사건 특별감사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국가 안보가 굉장히 정밀성을 요하는 분야라는 것을 깨달았다. 석유공사 하베스트 2조 원 배임 사건도 있다. 지도자가 얼마나 중요한 지 절실히 느꼈다. 이외에도 MB 자원외교 감사, 신재생에너지 육상풍력 환경영향평가 관련 국회 감사청구 감사(환경부) 등 나름 굵직한 사건을 맡아 남다른 행정경험을 쌓았다.

- 고향은 어떤 의미인가
내 고향은 영암군 금정면 용홍리다. 금정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다닐 때까진 금정에서 살았다. 고등학교 때 광주로 나갔고, 대학과 군복무, 직장생활을 하는 동안 고향을 떠나 도시에서 살았다. 그동안 부모님이 고향 마을에 살고 계셔서 해마다 명절 때는 물론 여러 차례 영암을 찾았다. 부모님이 보내주신 영암산 쌀과 곡류, 고춧가루도 먹고살았다. 내 몸에는 영암의 정기가 흐른다 할 수 있다. 나는 영암 사람이고, 영암을 사랑한 사람이다.
감사원 퇴직 후엔 거의 영암에서 살고 있다. 대학에서 강의하던 중엔 영암 땅을 구석구석 돌아다니기도 했다. 타향살이 중 늘 마음에 있던 고향에 대한 그리움 때문이었다. 금정천변을 지날 땐 어린 시절 친구들과 물장구치며 멱을 감던 추억이 떠올랐다. 금정초 교정에선 까까머리 시절 선생님과 친구들이 떠올랐다. 고향 영암은 그리움이 쌓인 창고인 셈이다. 옛 추억은 그렇게 켜켜이 쌓여있는데, 그 시절 친구들과 선후배들, 어르심들은 눈에 띄게 줄었다. 이런 점들이 고향발전에 대한 열망으로 이어졌다.

- 마지막으로 한마디
정말 영암을 바꿔보고 싶다. 현재 복원력이 상실된 영암을 살리는 길은 어느 개인, 단체도 불가능하다. 오직 영암군청만이 할 수 있다. ‘공무원이 움직이지 않는다’, ‘군청에서 아무런 사업도 벌이지 않는다’는 군민들의 견해도 잘 알고 있다. 영암군청의 인사시스템을 전면적으로 쇄신하는 것이 급선무이고 군청 소속 공무원들이 영암 살리기를 위해 활기차게 살아나 건전한 사회기반을 갖춘 지자체가 되도록 만들어야 한다. 이러한 변화는 단시간 내에 이뤄내야 된다. 영암을 살릴 수 있는 기관은 정말 군청밖에 없는 것이다. 그 군청을 혁신하는 것은 군수의 몫이라고 할 수 있다.

정말 달라진 영암을 만들 확신을 갖고 있다. 군민 여러분께선 지켜보시고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다.
유우현 기자 yailbo@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