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상공 600km에 온도는 영하 100°와 영상 125°를 넘나든다.”

“우주에서는 소리를 전달해 줄 것이 아무것도 없으며 기압이 없어 산소도 없다.”

“우주에서 생존은 불가능하다.”

영화 <그래비티>의 인트로 내용이다. <그래비티>는 우주 한가운데서 벌어지는 재난을 통해 우주 공간에 가혹한 환경을 관객들에게 체험시켜 줬다. 그런데 우주 공간은 어째서 생명에 가혹한 환경인 걸까? 우주 공간에는 왜 중력 또 공기도 소리도 없는 걸까?

- 우주의 온도
지구 상공 600km는 국제우주정거장, 허블 우주망원경, 인공위성들이 지구를 맴돌고 있는 지점이다. 대기권 구분에 따르자면 열권이다. 그중에서도 외기권과의 경계인 열권 계면의 고도이다. 이 부분에 기온 차가 극심한 건 이곳에 공기라고 부를 수 있는 것들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낮에는 적게나마 남아있는 산소와 질소 입자가 높은 에너지를 가진 태양 복사열을 그대로 흡수하기 때문에 온도는 급격히 상승한다. 하지만 밤에는 이런 에너지를 받지 못하니까 온도가 또다시 급격하게 떨어지는 것이다. 기압이 정말 낮은 달이나 화성의 일교차가 극심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그래서 허블 우주망원경, 국제우주정거장 그리고 인공위성들은 이런 혹독한 환경에 대비한 장치들을 갖고 있다. 우주복 역시도 극고온과 극저온으로부터 인체를 보호하기 위해서 특별한 장치가 있다고 한다. 그런데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이렇게 극도로 낮은 온도 그리고 극도로 높은 온도의 우주에 맨몸으로 있는다고 해도 몸이 얼거나 통구이가 되는 것은 아니다. 공기밀도가 너무 낮기때문에 인간의 몸에 열전달을 해 줄 매질이 없기 때문이다. 지구 상황으로 가정하자면 100°에 물에 손을 넣으면 화상을 입겠지만 100°에 건식 사우나에 들어간다고 해도 화상을 입지 않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물론 태양 복사 에너지는 우주의 그대로 존재하기 때문에 위험한 것은 사실이다. 나사에 따르면 인간이 맨몸으로 우주공간에 노출되면 10초 전후로 자외선으로 인한 화상이 생긴다고 한다.

- 우주에 소리가 없는 이유
영화 그래비티에서는 우주 쓰레기때문에 우주선이 부서지고 터지고, 날아오는 파편이 박히고 그냥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이 박살이 났다. 그런데 영화 속에서는 최소한의 효과 이외의 다른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소리는 공기와 같은 매질의 진동을 통해 전파되는 파동이다. 지구에서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것도 공기의 떨림이 우리의 귀로 전달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주 공간은 어떠한 매질도 없이 텅텅 비어 있는 공간이다. 우주에는 소리라는 파동을 전달해줄 매개체가 전혀 없기 때문에 우주에서는 소리를 들을 수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주 한가운데에 있는 우주선에서 사람들은 어떻게 대화하는 걸까? 우주선 안에 공기라는 매질이 있기 때문에 소리가 전달되고 대화가 가능한 것이다. 우주 한가운데서 우주복만 걸치고 날아다녀도 서로 대화가 통하는 이유 역시 우주복 안의 공기가 있고 통신 시스템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주에는 공기가 없으니까 소리를 절대 들을 수 없겠구나’라는 이야기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다. 물체의 상태나 종류에 따라 소리가 전달되는 정도는 다른데 공기뿐만 아니라 물, 나무, 실 등의 다른 물체도 매질이 될 수도 있다. 어릴 적 다들 해봤던 실전화기도 이런 원리인 것이다. 그렇다면 우주에서는 소리를 아예 들을 수 없는 걸까? 그건 또 아니다. 천체가 방출하는 전파 등을 첨단 기기를 이용해 소리로 변환해서 듣는 건 가능하다고 하는데 마치 자외선이나 X선 망원경으로 인간의 눈으로는 볼 수 없었던 빛을 보는 것과 비슷한 것이다. 나사는 지난 2017년 우주를 떠도는 전자기파를 모은 다음 인간이 들을 수 있는 소리로 변형했는데 카시니 우주 탐사선이 보내온 토성의 소리는 보이져호가 송출한 목성의 번갯불 소리, 성간 플라즈마 소리 등 굉장히 흥미로운 소리들이 많다.

- 우주에 공기가 없는 이유
우주는 어째서 공기가 없는 진공 상태일까? 이것은 우주의 중력이 없기 때문이다. 중력은 고체나 액체만 적용되는게 아니라 공기같은 기체에도 적용된다. 지구의 하늘에도 지구가 중력으로 대기를 붙잡기 때문에 대기층이 형성된 것이다. 이처럼 공기가 있으려면 공기를 잡아둘 힘의 중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우주는 무중력 상태이기 때문에 특정 공간의 공기를 가둘 수가 없다. 물론 우주의 대기가 아예 존재하지 않는 건 아니다. 하지만 존재한다고 해도 그 양이 너무나도 희박하고 그나마도 약간 존재하는 것 중의 대부분은 수소, 헬륨 등이라고 한다. 최근에는 우주 공간이 비어있는 것이 아니라 암흑물질, 암흑에너지 등등 인류가 관측할 수 없는 물질로 가득 차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여러 가지 과학적인 근거를 토대로 이 주장이 주류를 이루고 있기는 하지만 암흑물질의 실제로 존재하는지 여부는 실제로 확인된 것은 아니라고 한다.